제주에서 마라도로 건너가려면 내비게이션에 운진항 또는 모슬포 남항을 검색해서 찾아가면 되더라고요.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에 다녀와봤습니다.
가파도·마라도 정기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배에 승선할 일이 평소 거의 없다 보니 설레기는 대부분 매한가지겠죠?
○ 마라도는요
·운진항에서 11km, 가파도에서 5.5km 떨어진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섬입니다.
·섬 전체가 남북으로 긴 타원형 모양이고 해안은 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이루며,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풍부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천연기념물 413호로 지정된 섬입니다.
·소재지 :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크기 :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3km, 섬 둘레는 4.2km
·면적 : 동서 길이 0.3㎢(약 10만 평)
승선신고서를 작성해 들고 매표대로 향했습니다. 마라도행 여객선 발권은 미리 온라인으로 해도 되고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도 발권 용이합니다. 정오를 30분 앞둔 시간인데 생각보다 다소 한산했어요.
12시 20분 출발 여객선을 택했습니다.
○ 매표시간 : 마라도. 가파도 여객선 승선을 위한 발권 매표시간은 아침 8시부터입니다.
○ 마라도 여객선 요금 : 성인 왕복 19000원(사진 상세 참조)
○ 마라도 배편 시간 : 매 월 약간 달라집니다. 정확하게는 운진항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조
·8월 마라도행 배 시간은 운진항 출발 기준 09시 40분부터 40~50분 간격으로 운행됩니다. 돌아오는 배편은 15시 50분 배가 마지막이더군요.
12시 20분 배로 출발, 15시 10분 돌아오는 배를 예약하려고 하니 매표소 직원이 14시 30분 배로도 충분할 거라고 하더군요. 섬을 둘러보기 너무 촉박하지 않겠냐 물었더니 '마라도 한 바퀴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귀띔해줍니다.
돌아오는 길 생각해보니 직원 말 듣길 참 잘했습니다. 날이 뜨거워 오래 머물기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늘진 곳이 많이 없다 보니 더욱 쉽지 않았어요.
○ 승선시간 5분 전까지 승선권과 신분증을 갖고 승선장으로 가서 기다리세요.
○ 운진항에서 마라도까지는 여객선으로 25분이 소요됩니다.
승선하자마자 2층 갑판으로 올랐습니다. 바닷바람을 쐬기엔 갑판이 제격일 테니까요. 여객선이 파도에 이따금씩 출렁거릴 때마다 흔들리겠지만 그럭저럭 서있을 만합니다. 파도에 강한 척을 하면서 말이죠.
갑판에 서서 아내와 사진 찍기 놀이에 한창이었는데 옆에 서 계시던 지긋하신 남자분이 '저기가 가덕도', '저긴 이어도' 등등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휴가 중이어서 그런지 낯선 이의 '참견'이 그다지 귀찮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금세 마라도의 모습이 가까워옵니다. 25분이 지난 거겠죠?
바다 색이 짙고 깊은 파랑으로 뒤덮인 모습, 저 멀리 구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덥고 뜨겁긴 했지만 제주에 와서 본 첫 아름다운 풍경이 이 마라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조금만 더 가까이 와주면 해를 피하기 좀 더 수월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어요. 많이 뜨거운 날입니다. 돌아올 때 얘기지만 볕에 약한 아내의 피부가 그새 붉게 그을려버렸더라고요.
마라도에 입도하게 되면 두 갈래길을 만나게 됩니다. 오른쪽 길이 대부분 사람들이 향하는 길, 왼쪽으로 난 길은 마라도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입니다. 이 조그만 섬에 그런 공식이란 게 어디 있겠어요. 저는 사람들이 돌아 나오는 왼쪽 길로 가렵니다.
5분쯤 뙤약볕을 행군하니 '공사판'이 나오더만요. 2021년 8월 1일 현재 마라도 등대를 건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 수고가 남다르겠습니다. 이 마라도 등대 공사는 올 해 11월 말까지 진행된다고 하는군요.
마라도등대 앞으로 세계 각국의 유명한 등대들의 모형이 세워져 있습니다. 마라도 등대는 어떤 모습으로 완공될지 궁금해집니다. 올 해말 이후 마라도에 가시는 분들은 확인하실 수 있겠어요.
마라도 등대를 지나 이 삼분 내려오면 아주 앙증맞게 생긴 마라도 성당이 나옵니다. 독특한 모양이 궁금해 찾아보니 문어와 전복, 소라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렇게 보입니다.
마라도 성당 근처에는 억새밭이 푸릇푸릇하게 바람에 휘날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날은 바람도 거의 없었어요. 마라도를 떠나기 전 다소 지친 상태에서 돌아갈 배를 기다릴 때 바람이 불어와 '이제 좀 살겠다' 싶었더랬죠.
그리고 곧 마라도의 상징물과도 같은 '대한민국 최남단비'를 맞이하게 됩니다. '여기가 끝이구나' 마라도의 포토존과 같은 곳이겠죠. 저와 아내도 이곳에서 아름다운 shot 한 장을 남기기 위해, 마라도에서 멈춰 선 가장 긴 시간 대략 5분여를 보냈나 봐요.
한쪽 다리를 앞으로 길게 내밀며 '롱다리 만들기'도 시도해봤습니다. '아내는 성공, 저는 실패' 제가 더 잘 찍었단 얘기겠죠.
제주에 여러 차례 다녀가면서도 이 마라도에 와보지 않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듯, 이번엔 여행 이틀 차에 마라도를 찾은 건데요. 왠지 숙제를 풀러 온듯한 기분도 들고요. 하지만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감성적 포인트 그리고 여기서 맞이한 파도와 구름은 굉장히 아리따운 모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굉장히 기분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걸어오는 데 십오 분여 밖에 걸리지 않았고요. 마라도에 도착했을 때부터 저희 부부는 무척 허기진 상태였습니다. 날이 뜨거우니 그 허기는 그새 배가 된 상태였죠.
마라도에 어쩌다 짜장면집이 이렇게 많아졌는지, 이제 '마라도' 하면 '짜장면' 이잖아요. 마라도 원조 짜장면집, 마라도 짜장면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 있길래 찾아가 봤더니 '주일은 쉽니다'가 실망감을 안겨주었더랬죠.
허기와 아쉬움으로 다급해진 마음에 2분 전 지나쳐온 다른 짜장면집으로 돌아갔습니다. TV 예능 '백년손님'에 출연했던 집이라고 해서 특별히 걱정 없이 들어갔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침을 거른 데다 평소 점심시간도 지나쳐 매우 허기진 상태에서, '짜장면'이 입에 안 맞기는 참 어려운 일인데요. 긴 얘긴 삼가죠. 제가 악평을 그리 즐기지 못합니다.
제주 운진항에서 배 타고 25분이면 갈 수 있는 곳 마라도, 이렇게 다녀와봤네요. 내일부터는 날도 흐리고 비도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나서 '오늘 가자' 그랬거든요. 드디어 숙제를 해낸 것 같은 기분도 들었던 하루, 하지만 오랜만에 배도 타고 즐거운 마라도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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