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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요나스 요나손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달콤 유쾌한 복수극 엿보기

보고톡톡 2021. 9. 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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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 Jonas Jonasson의 장편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저, 임호경 옮김>를 봤다. 실은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인지 몰랐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큭큭큭' 웃음 짓게 하는 작가의 위트 있는 글솜씨가 책장 한편에 꽂아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2013년에 출판되어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요나손을 널리 알린 작품이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은 2020년 요나손이 다섯 번째로 펴낸 그의 신작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유명한 요나스 요나손 신작 '달콤함 복수 주식회사'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한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 케냐, 한 마사이족 치유사 '소(小)올레 음바티안(이게 이름이다)'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다. 곧이어 케냐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 스웨덴 스톡홀름에 '악의 축'과도 같은 '빅토르 알데르헤임'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케냐 외딴 부족 마을의 소(小)올레 음바티안과 스톡홀름의 미술품 거래인 빅토르 알데르헤임이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흥미로운 우연의 연속으로 전개해간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이 장편소설의 제목을 이루는 첫 단어 '복수'의 필요성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는 희극이 되고 다른 한쪽에게는 비극이 될 수밖에 없는 복수라는 운명 속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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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계속되려면 이 두 사람의 만남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중간에 일종의 인연이란 것이 필요했다. 그 인연은 '아들'로 이어진다. '선(善)'을 대변하는 음바티안에겐 아들이 없었다. 딸만 여섯 명(그에게는 아내도 둘이다)이다. 아무튼 선하고 올곧은 심성을 가진 치유사 음바티안은 한밤에 사바나를 산책하다가 하늘에서 아들이 '뚝딱'하고 떨어져 갖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스톡홀름에 사는 '빌런', '나쁜 놈 중의 나쁜 놈' 빅토르에게도 아들이 없었다. 그가 아들을 원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다 어느 날 빅토르가 성적 관계를 맺던 매춘부가 '당신의 아들이야'라는 말과 함께 검은 피부의 아들 '케빈'을 데리고 빅토르 앞에 나타난다. 빅토르에게 아들 케빈의 존재는 최소한 본인에게는 불행의 씨앗이었다. 물론 그 씨앗은 본인이 뿌린 것이지만 말이다.

원했던 혹은 원하지 않았던 관계없이, 아들을 갖게 된 이 두 아버지는 둘의 운명적인 만남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이르마 스턴의 작품 「The Eternal Child」, 「Fruit Carriers」


그 교차지점에 이르마 스턴(Irma Stern, 1894~1966)이라는 화가의 그림 두 점이 개입될 것이다. 이 소설을 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화가 이르마 스턴은 독일계 유대인 혈통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표현주의 화가이다. 흑인 모델을 개성 있게 묘사한 최초의 백인 화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도 그녀의 작품들은 경매를 통해 수백만 달러의 가치로 거래되곤 한다. 두 아버지의 만남에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 바로 이르마 스턴의 그림 두 점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복수에는 누가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 복수의 실행자들은 따로 있다. 광고대행사의 에이스 '후고 함린'이라는 인물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대행해주는 회사,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Sweet Sweet Revenge Ltd.)'를 설립한다. 후고 함린은 광고업계의 '믿을맨'답게 아주 기발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의뢰인들의 복수를 완수하며 돈을 긁어모은다. 그러던 어느 날 '빌런' 빅토르를 응징해달라는 의뢰인 두 사람, 케빈(Kevin Mbatian)과 옌뉘 (Jenny Alderheim)가 나타난다.

케빈에게 빅토르는 자신을 아프리카 사바나 한복판에 사자밥으로 내던진 냉혈한 같은 아버지다. 옌뉘에게 빅토르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미술관과 재산을 몽땅 빼앗아간 전남편이다.

케빈과 옌뉘가 간절히 원하는 빅토르에 대한 복수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후고 함린은 무일푼 케빈과 옌뉘의 복수 의뢰를 수락하긴 할까? 같은 아들을 둔 음바티안과 빅토르의 만남 그리고 이르마 스턴의 그림은 이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꼬인 실타래는 요나스 요나손의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통해 풀어보도록 하자. 부득이하게도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줄거리를 모두 다 알려드릴 수 없음은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저작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래서 스포도 할 수 없다.

합법적으로 복수를 대행해준다는 회사가 있다면? 여러분은 복수를 의뢰하고 싶은 상대가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든 것도 잠시뿐이었다. 빅토르에게 어떤 방식으로 복수할지 별로 갖고 있지 않은 창의력을 긁어모으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더라. 그러다 웃고, 진지하게 보다가, 또 웃고, 이걸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이야기가 금세 끝이 난다. 그만큼 재미있고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사실 요나스 요나손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따로 있을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진지함도 섞어가며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읽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제안하고 싶다. 유머러스하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해할 요나손의 소설인만큼 그저 유쾌하게 읽어보면 좋겠다. 악에 대한 복수가 성공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저자도 이웃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구의 복수 계획을 세워주다가 이 책을 썼다는 후문이 있다. 굳이 메시지를 찾고 싶다면,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유쾌하게 살자' 혹은 '적당히 선하게, 정도껏 양심적으로 살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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