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하우절_돈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Mone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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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모건 하우절_돈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Money) Review

by 보고톡톡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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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하며 거울 속의 나에게 "너는 오늘 하루 원하는 것을 뭐든 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한 달에 한두 번 휴가를 갖는데, 그런 시간적인 여유를 갖더라도 이런 말을 하는 건 언감생심 불가능하다.

이 말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시간적 자유를 누리는 것 그리고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 경제적 자유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사실 또한 모르는 사람도 없다. 파이어족을 주제로 한 책, 물질적 자유를 갖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코칭과 멘토링은 이미 온오프라인에 넘쳐난다.

모건 하우절 Morgan Housel이 쓴 <돈의 심리학>은 경제적 자유를 갖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는 점에서는 그들과 같은 맥락을 가진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투자지침서들과 다르게 '원하는 것'이라는 말과 '뭐든 할 수 있어'라는 부분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했다. '굉장히 우아하게' 말이다.

돈의 심리학 by Morgan Houselⓒ인플루엔셜


돈의 심리학 -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원제 The Psychology of Money)
·지은이 모건 하우절 Morgan Housel
·옮긴이 이지연
·펴낸 곳 인플루엔셜
·한국어 초판 발행일 2021년 1월 13일

<순서>
1.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2.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
3. 생각의 자유
4. 지금(요즘 세상에) 저축을 하라고?
5. 맺음


투자에 관한 글을 그만큼 우아하게 쓰는 사람은 없다. by 다니엘 핑크 


<1>
모건 하우절이 소개한 '페라리의 역설'은 뜨끔한 기분을 느끼게 한 대목이다. 저자가 과거 고급 호텔에서 주차대행 파트타이머로 일한 때의 회고다. 고급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곳이었다고 한다. 여러분은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는 차주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흥미롭게도 대부분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부러움을 느낀 대부분의 이들은 그 고급차량을 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이게 페라리의 역설이다.

고급차량을 운전하는 차주들 대부분은 과시욕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게 절대로 잘못된 욕구나 마인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렌털이나 리스를 통해 페라리를 모는 차주라고 해서 평가절하할 이유가 없다. 그만한 월 납부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거다. 혹은 집보다는 차가, 미래의 '부' 보다는 현재의 '풍요로움'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가진 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있다. 돈을 많이, 아주 많이 갖고 싶다면 무엇을 위해 그 돈이 필요한지, 혹시 그것을 위해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는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 필요로 하는 부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주는 것만 같다.

여러분이 지긋지긋하게 여기는 회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돈이 얼마만큼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쯤에서 생각의 여지를 남겨보자.

·페라리를 원하는가, 어떤 이유에서인가?
·얼마만큼의 돈이면 만족할 수 있는가. 만족과 욕심의 경계는 얼마인가?
·필요한 만큼이 얼마인가. 그것을 이루면 그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가?
·필요한 만큼의 부를 갖추는데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한 순간의 변화나 행운을 노리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이 책의 전반부를 통해 내 마지막 질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주는 마법과도 같은 힘에 대해서도 아주 설득력 있는 조언을 얹어 준다.

Summary image from The Money Plant


<2>
"나는 오늘 하루 원하는 것을 뭐든 할 수 있어." 이 말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충분한 돈을 가졌다고 상상해보자(물론 이 마저도 저마다 다 다를 것이다. 도대체 나에게 충분한 돈은 얼마인가).

충분한 돈을 갖게 되면 오늘 하루를 내 마음껏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상상하게 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리가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 이상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 제프 베이조스나 마크 주커버그, 일론 머스크 같은 이들의 하루 일과는 어떤 패턴일까. 그들이 친절하고 상세히 알려주지 않아서 자세히 알 수는 없겠지만 여러 가지 매체 보도나 그들의 저서 혹은 바이오그라피 같은 것들을 찾아보면 알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그들의 하루 일과가 우리들의 일상 이상으로 바쁘고 찬란하다는 점이다.

혹시 충분한 돈을 소유하게 되면 남은 여생을 휴가지에서만 보낼 생각인가? 당신이 만약 그럴 생각이라면.. 부럽다.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거의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평생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의견을 같이한다. 충분한 돈을 갖는다는 게 영원한 휴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토록 열심히 부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걸까. 다음 순서 '생각의 자유'가 저자인 모건 하우절이 이야기하는 부를 가져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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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말을 지나면서 갑자기 추워졌다. 작년의 10월도 이렇게 추웠던가. 매년 되풀이하는 생각이다. 출근해서 회사 겨울 아우터를 꺼내 입었다. 회사에서 2년 주기로 하절기용, 동절기용 외투를 지급한다. 사내에서는 거의 대부분 개인 외투보다 회사 외투를 입고 이동한다. 제조업종이라 그럴까. 아무튼 회사 '동잠바'를 입고 있는 내게 오늘만 몇 사람이 이걸 물어봤다. "오늘 동잠바 입어도 되는 날인가요"

나의 회사에서는 매년 환절기마다 '하계'와 '동계' 외투 착용 시작 기간을 온라인 게시판에 공지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이들이 동잠바를 입는 이유를 잊어버린 것 같다.

공지는 안되었지만 몹시 추워서 입었다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니 이게 저자가 이야기한 생각의 자유와 조금 관련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건 하우절은 경제적인 자유가 우리가 좀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한다(물론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은 더 많다). 이걸 수동적이지 않게 해 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어떤 일을 하든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깊이 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경제적, 시간적 자유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가진 이들이 자주 강조하는 단어가 있는데, 그중에 사색과 명상이 있다. 한국인들이 언젠가부터 '멍 때린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건 사색이나 명상과 유사한 것이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의 CEO가 하는 '멍 때리기'와 일반인들의 '명상'은 다른 대접을 받는다. 물론 여러 가지 종류의 사색이 있을 것이다. 차치하고 우리가 자유롭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경제적 자유, 부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색이 또 다른 부를 재생성시킬 수 있을 듯하다.

Save your money


<4>
투자하란 말은 지겹도록 듣지만 저축하라는 얘긴 요즘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 모건 하우절은 독자들에게 난데없이 저축을 독려하고 있다. 식상한가? 맞다. 지극히 식상하다. 1퍼센트 금리에 저축이 가당키나 한가. 맞다. 누구나 어이없는 얘기라고 느낄 수 있다.

소위 잘 사는 나라인 미국의 인구 절반 이상이 은행계좌에 갖고 있는 현금이 400 달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믿기지 않을 수 있다. 지금 부의 양극화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 대다수가 가난한 것은 아닐 거다. 그 돈이 전부 주식에, 개인연금에, 부동산에 혹은 가상화폐에 투자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수년 만에 만난 가장 독창적인 책 by 월스트리트 저널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전 세계 인구 대부분이 2020년 굉장한 투자 최적기를 맞이했었다. 대한민국만 봐도 그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이 시작되어 정점에 이르던 2020년 상반기, 많은 이들이 최소 50퍼센트 이상의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다. 어느 주식이나 매입해두었다면 올랐을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파급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그 시기 서울에 소형 아파트 한채만 사두었다면 자산 규모를 100퍼센트 이상 부풀릴 수 있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왜 그러지 못했을까. 가격이 폭락한 주식에 돈이 묶여서, 한 채 가진 집이 내가 가진 자산의 전부여서는 아니었을까.

손안에 있는 돈, 저축이 필요하다는 모건 하우절의 조언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저축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래도 저축이란 것을 무시하고 저축을 게을리할 것인가.

 


<5>
<돈의 심리학>을 쓴 모건 하우절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10년 넘게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로 현재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투자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개인부터 전문 투자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극찬을 받으며 ‘2020 아마존 최고의 금융도서’로 평가받았다.

20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누구나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법한 투자지침들을 그만의 우아한 어법으로 진부함이라고는 0.1%도 없는 독창적인 투자 바이블로 재탄생시켰다.

이 책에 나온 20개 스토리는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소개했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 책의 독자들이 모건 하우절의 인사이트를 통해 부에 관한 문제는 개인의 지능이나 노력보다 돈에 관한 마음, 즉 ‘돈의 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깨닫고 실행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이 글은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을 읽으며 생각한 내용들을 구술한 것으로, 책은 이보다 훨씬 더 폭넓고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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