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거기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오늘도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꿈 백화점 입장에서,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꿈 값은 후불제로 지급받는다. 구입한 꿈을 꾸고 난 뒤 느끼는 감정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꿈 값은 달라지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설렘 두 방울이 입금될 수도 있고, 불쾌함 열 방울이 입금될 수도 있는 거다. 비즈니스 관점에선 낙제점을 받을지도 모를 결제시스템인데, 아무튼 이 소설 2020년부터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플로어 별로 상품군이 나눠져 있는 현실의 백화점처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각 층별로 특색 있는 꿈을 진열해 판매한다. 1층은 인기상품이나 한정판 등 편집숍 느낌의 매장이다. 2층은 평범한 일상을 다룬 꿈을, 3층은 픽션이 가미된 꿈을 판매한다. 이런 식으로 4층과 5층까지 있다.
소설 속 꿈을 제작하는 이들은 따로 있다.
필자가 이미예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돋보이는 지점이라고 여기는 부분 중 하나이다.
세상에.. 우리가 늘 아무 생각 없이 꾸고 있는 꿈이 사실은 어떤 꿈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의도와 창의력을 발휘해 기획하고 각종 테스트를 거쳐 제작되고 있는 것이란다.
필자가 《달러 구트 꿈 백화점》 1편을 처음 접하고 몇 페이지를 못가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마 '작가 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필자가 느낀 것과 유사한 감정들이 전달되었을 듯하다.
꿈의 대부분은 본인 셀프로 각본과 출연을 도맡아 진행한 것 아닐까?
물론 꿈꾸는 이가 의도해서 꿈을 연출했다고 볼 수는 없겠다. 하지만 꿈의 주 재료가 되는 것은 대부분 스스로 자주 생각하고 느끼고 겪는 감정, 경험, 주변 인물, 환경 등이 아니던가.
다시 말해 꿈의 실제 제작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꿈 꾸는 본인이다.
이미예 작가도 2편의 일정 지면과 내용을 할애해 이 점을 인정하는 듯하다. 마치 이 성공적인 창작물을 쓴 자신의 공로를 독자들과 공유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좋은 생각이다' 'good job'
달러구트 꿈 백화점 2편에서 주인공 페니는 꿈 백화점의 어엿한 2년 차 직원이 되었다. 페니는 이전보다 더 능숙하고 또 능동적인 모습으로 본연의 Job인 1층 프런트 일거리에 더해 꿈으로 인한 각종 민원들까지 해결해간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우리 일상과 떼려야 떨 수 없는 꿈을 소재로 한 창작물이기에 앞으로 다룰 수 있는 스토리의 소재는 끝이 없을 전망이다. 아마도 이미예 작가는 3편도 준비하고 있을 것 같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에 대한 꽤 솔직한 얘기를 하겠다고 제목부터 낚싯대를 걸쳐놨으니 한 가지는 털어놔야겠다.
1편은 소재만으로도 달콤하고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2편, 상황, 동작 등에 좀 더 디테일한 묘사가 더해져 풍성해졌다. 단, 이 꿈같은 소설에 대한 꿈 값을 내라고 한다면 '따뜻함' 한 방울과 '지루함' 두 방울을 같이 지불해야겠다.
에피소드별로 나눈 스토리 전개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세계관을 표현하기에 단조롭게 느껴졌다.
꿈 백화점이 있는 곳, 이 상상 속 세계는 그 보다 더 높이 대접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인데.. 작가 스스로 홀대한 느낌이다.
독자들에게 소소하고 짤막한 위로감을 선물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픽션을 보는 이유가 불현듯 스치는 조언의 메시지를 포착하거나 위로의 한 구절을 전해받기 위함은 아니다. 그러려면 자기 계발서를 봐야 했겠지. 단도직입적인 필자의 성격상 딱 떼어 말하겠다.
몰입감이 없다.
재미가 없다는 의미로 건네는 말이 아니다. 솔직히 이 소설은 참 재미있고 기발하다. '작가에게 질투심 백 방울을 돌려주고 싶을 만큼'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에피소드 하나를 덮고 또 열 때 바로 이어 보고 싶은 욕구가 일지 않았다. 이건 물론 필자 개인의 성향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 '인정'
빌런이 없어서일까?
꿈 백화점이 있는 세계엔 지극히 착하고 모범적이고 따뜻하고 배려 감 있고 의로운 사람들로만 가득하다. 뭐가됐든 일단 못된 인물은 나오지 않는다. 3편에 빌런 한두 명 출연시켜달라는 생떼를 쓰는 것은 아닌데, 빌런의 부재가 몰입감을 반감시킨 것 같다는 소위 '느낌적인 느낌'은 전달하고 싶다.
하.. 그래도 무척 재밌게 봤다.
1편에 느낀 경이로움은 2편에 아낌없는 박수로 이어졌다. 필자의 괜한 트집은 그저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자백하며 <달러구트 꿈 백화점 2>에 대한 꽤 솔직한 이야기이자 서평을 마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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