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 선수 부진 이유 - 넬리코다 세계랭킹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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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한국 선수 부진 이유 - 넬리코다 세계랭킹 1위 탈환

by 보고톡톡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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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골프를 대표해 온 LPGA 투어. 세계 최고 여성 프로골퍼들의 샷대결 속 가장 빛나온 이들. 단연 대한민국의 플레이어들이다. 2000년대 LPGA 투어를 '단디' 주름잡은 박세리(LPGA투어 25승)를 비롯해 대한민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던 신지애(아직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 박세리에 이어 한국 선수로 두 번째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인비(투어 21승)까지 이들은 투어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전설이 됐다.

이들로 끝이 아니었다. '세리키즈'의 열풍은 투어에서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후로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수성은 계속됐다.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현재 기준 163주간 세계랭킹 1위 수성중)으로 이어진 NO.1의 계보는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박세리는 압도적인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현역시절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역사상 최고의 여성 골퍼로 평가받는 아니카 소렌스탐과 동시대에 활동했기 때문이다.》물론 이들 외에도 LPGA 투어를 호령한 대한민국 여제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만 열거했을 뿐이다.

2022년부터 두드러진 대한민국 선수들의 침체기

현재 고진영이 역대 최장 기간인 163주간 세계랭킹 1위 수성을 잇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는 부인하기 어렵다. 2000년 대들어 가장 침체된 국면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우리 선수들의 연간 우승 횟수만 봐도 역력하다. 최근 5년을 돌아보자. 2018년 9승(우승자 7명), 2019년 15승(8명), 2020년 7승(6명), 2021년 7승(3명)에 이루면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LPGA 투어 201승 합작이 이뤄졌다. 이는 박세리가 맨발투혼으로 1998년 US여자오픈 트로피를 거머쥔 이후 13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그러다 22년부터 투어의 흐름과 우리 선수들의 행보 간에 엇박자가 생긴 듯하다. 2022년 우리 선수들은 총 3승(3명)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투어가 시즌 반환점을 지난 현재 우리 선수들이 합작한 우승은  총 2번(1명)이다. 과거 2011년 3승 이후 최저 수준인 셈이다. 조촐해져 가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스코어카드는 과거 매 대회 리더보드를 장악하던 여제들의 모습은 분명 아니다. 이는 단지 우승 숫자에서만 비롯된 얘기는 아니다. 2019년까지만 해도 LPGA 투어 주요 시상은 우리 선수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2019년에 올해의 선수상과 베어 트로피(최저 타수상)를 고진영이, 신인상을 이정은6가 차지했을 정도다. 이어진 2020년과 2021년엔 김세영과 고진영이 각각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다.

2023 네 차례 메이저대회 결과를 보면 최근 투어의 달라진 판세가 엿보인다.

2023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자는 2019년 데뷔한 미국의 Lilia Vu(릴리아 부)였고 Vu를 포함해 톱텐에는 미국 선수만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 한국선수 3명(김아림, 양희영, 고진영), 태국선수 1명(아타야 띠티쿤) 등이 톱텐에 올랐다. (물론 이 정도면 사실 준수한 결과다) 이후 6월 뉴저지 스프링필드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선 작년 데뷔한 중국의 스무 살 Ruoning Yin(루오닝 인)이 우승했다(시즌 2승째). 그녀를 포함해 중국선수가 2명(린 시유), 일본선수가 2명(사소 유카, 후루에 아야카), 미국선수가 2명(메간 캉, 로즈 장), 한국선수로는 신지은이 유일하게 톱텐에 이름을 올렸다.

2023 US여자오픈 포스터속 한국 선수는 없다

《이 당시 랭킹 1위 고진영 조차도 대회 포스터에 모습을 감춘건 우연일까.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타야 띠티쿤, 로즈 장, 리디아 고, 리오나 매과이어, 넬리 코다》

이어서 펼쳐진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U.S 여자오픈에선 미국의 알리슨 코퍼즈가 우승한데 이어 최근 투어의 핫이슈 Rose Zhang(로즈 장)을 포함해 두 명의 미국선수가 톱텐에 올랐다. 이외에 하타오카 나사와 후루에 아야카까지 일본 선수가 2명, 유럽 선수가 2명(찰리 헐, 마자 스타크)이 톱텐에 올랐다. 물론 오랜만에 LPGA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신지애를 비롯해 김효주, 유해란까지 세 명의 우리 선수들이 톱텐에 오르긴 했지만 중계 화면에서 이들의 플레이 과정을 볼 수 없었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이어진 올해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태국계 프랑스인 Celine Boutier(셀린 부티에)가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다(통산 4승째, 시즌 2승째). 이어서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단독 2위), 노르웨이의 셀린 보르게, 멕시코의 가비 로페즈, 대한민국의 김아림, 일본의 사소 유카와 하타오카 나사(이상 공동 3위), 스코틀랜드의 제마 드라이버그(8위), 태국의 아타야 띠티쿤, 미국의 넬리 코다, 메간 캉, 로즈 장, 대한민국의 김수지(이상 공동 9위)까지 톱텐에 올랐다.

유독 메이저대회의 성적을 갖고 얘기하는 이유가 있다. 메이저대회의 코스는 투어가 앞으로 지향하려는 코스 난이도 즉 변별력을 보여준다. 올해 메이저 챔피언십만 봤을 때, 한때 미국과 대한민국 선수들이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한 LPGA 투어가 이제 미국, 일본, 유럽, 태국,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맹렬히 다투는 무한 경쟁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경쟁의 사이클 속에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도 여전히 페달을 밟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플레이 과정을 지켜보면 무력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프로골프는 철저히 개인적인 엘리트 스포츠

국가대항전이 아니므로 국적별 우승이나 성적을 논하는 것이 어쩌면 다소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잇는 이유는 대부분의 팬들 그리고 투어의 조직위조차도 그것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때 대한민국 여제들이 LPGA 투어 대회 우승과 각종 타이틀을 독식하던 시절 현지 골프 전문가나 언론들은 투어의 코스 전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는 우리 선수들이 대체로 비거리가 짧고 숏게임과 퍼팅 능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2010년대 중후반부터 LPGA 투어 주요 대회코스의 페어웨이와 러프 난이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러프의 길이가 길어졌다.

개인적으론 이 방향성에 동조한다. 그런데 우연일까?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우리 선수들이었다. 또 한 가지, 그린의 경도, 스피드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제 과거처럼 그린이 볼을 척척 받아주지 않는다. 탄도 높은 샷을 구사하지 못할 경우 그린적중율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만큼 투어의 전문가들은 각 국가별 선수들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LPGA 투어가 자국 선수들의 이익 관점에서 코스를 조성해 가려는 시도는 지극히 정당하며 이견을 제시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골프라는 게 철저히 개인의 스포츠이긴 하지만 투어의 울타리 밖을 떠나 존재할 수 없으며 그 안에 엄연히 국적에 대한 배타성이 만연해 있다.

고진영은 지난 5년간 이보다 더 대단할 수 없었다.

2017년 10월 한국에서 LPGA와 KLPGA가 공동 개최한 KEB하나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듬해 LPGA 투어 풀시드를 자동획득한 고진영은 2018년 1월 공식적인 LPGA 투어 데뷔전이었던 ISPS 한다 위민스 호주 오픈 우승, 미국 무대 데뷔 후 여태까지 단 한해도 우승을 거르지 않으며 활약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 활동이 어려워진 2020년 단 네 차례 출전에 우승 1회(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준우승 1회(US여자오픈) 등 탑 3에 세 차례나 들었을 정도다. 미국 데뷔 5.5년 만에 15승, 이번주 아쉽게도 164주 만에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오기까지 역대 최장기간 넘버원을 사수한 이가 바로 대한민국의 고진영이다.

고진영과 넬리 코다 랭킹 1위 경쟁은 계속된다

《고진영은 163주간, 역대 최장기간 세계랭킹 1위 유지 기록을 갖게 됐다. 이제 넬리 코다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두 선수의 최고 자리를 두고 펼쳐질 경쟁은 계속될 듯하다.》

사실 올시즌 한국선수 두 차례의 우승은 모두 고진영이 몫이다. 지난 삼사 년 동안 우리 선수들 중 KO만큼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은 선수는 없다. 미국의 넬리 코다가 압도적인 피지컬로 랭킹 1위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미국의 모든 매스컴이 Nelly의 1위 등극을 희망했지만 고진영은 꿋꿋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고진영은 이제 28세, 한창인 나이고 언제든 다시 세계랭킹 1위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제 포스트 고진영이 필요하다. 누가 있을까.

8월 1일 기준 롤렉스 세계랭킹 탑10


고진영이 최근 몇 년간 홀로 분주한 사이 다른 한국 선수 중 김효주, 전인지 등이 이따금씩 우승 소식을 전하긴 했지만 이외의 선수들은 반짝임을 잃었다. 2017년 미국 투어에 데뷔해 2019년까지 7승을 거두며 한때 랭킹 1위에 등극한 박성현은 19년 말 어깨 부상 이후 현재까지 자신의 남다른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고참격인 유소연, 김세영도 최근 이삼 년간 별다른 활약이 없다. 2019년 미국 무대 신인왕에 등극, US여자오픈을 제패한 핫식스 이정은6는 이제 더 이상 핫하지 않다. 이후 김아림(2021), 최혜진과 안나린(2022), 유해란(2023)등이 차례로 LPGA 무대에 데뷔했지만 최근 급부상한 미국, 유럽, 일본, 태국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고진영만큼의 인상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단은 이정은6 이후 맥이 끊긴 LPGA 신인상의 끈을 다시 이었으면 한다. 그만큼 많은 전문가들이 이정은6에 거는 기대는 꽤 컸다. 준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여서 다시 핫태질 날도 올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변화하는 투어의 맥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는 모양새여서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국 투어에서의 기세만 봐선 포스트 고진영으로 손색없는 선수인데 미국 투어 진출 후 멘털에 흔들림이 커 보인다.

다행히 올해 데뷔한 유해란은 피지컬이나 정신력이 워낙 견고한 선수로 흔들림 없이 미국 투어에 적응 중이다. 급부상중인 세계아마추어 최장기간 1위 이력을 가진 중국계 미국인 로즈장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기에 시즌 후반기 두 선수의 신인상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이다. 작년 아쉽게 신인상 자리를 태국의 아타야 띠티쿤에게 헌납한 최혜진도 기대할만한 차기주자다. 이정은6, 최혜진, 유해란 세 선수를 포스트 고진영으로 추려봤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고진영만이 그간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녀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전문가와의 협업 능력을 거론한다. 자신에게 불리하고 일정상 무리가 될 경우 주저 없이 대회를 거르는 방식을 취한다. 충분한 휴식과 샷점검 이후 등장할 때마다 여지없이 KO 펀치를 뻗는다. 그녀의 곁에는 여러 조력자가 있다. 2019년부터 고진영의 백을 멘 데이비드 브루커는 고진영과 뗄 수 없는 1등 조력자다. 20년 이상의 베테랑인 브루커는 과거 박지은, 로레나 오초아의 캐디로도 명성을 쌓았다. 코스 매니지먼트는 샷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플레이의 핵심이다. 브루커는 코스 공략부터 퍼팅라인까지 고진영의 성과 중 많은 부분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매 대회 브루커에게 퍼팅라인에 대해 진지하게 조언을 받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고진영이 샷난조에 이를 때마다 찾는 이시우 코치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부터 이코치와 인연을 맺은 고진영은 LPGA 투어 15승 중 거의 14승을 이코치와 함께 일궜다. 도중 잠시 결별한 이력도 있지만 샷난조가 생길 때마다 이시우 코치의 도움을 받는 현명함을 발휘했다. 고진영은 그만큼 스마트한 투어 생활을 이어왔다.

바로 이 부분이 바로 다른 선수들이 벤치마크해야 할 부분이 아닐지 짚어봐야 한다. 국내 여자프로들 대부분 드로우 구질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정석이라 불리는 그 스윙 궤적을 유지하는데 온 신경을 곤두 세운다. 최근 LPGA에서 활동하는 우리 선수들 중 다수가 그린적중율 부문에서 투어 하위권을 맴돌며 성적 또한 하방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특히 깊은 러프에서의 트러블샷에 취약하다. 투어, 코스 적응이 우선인데 그보다 다른데 혈안이다. 15년 넘게 몸에 이미 맞춰둔 스윙에 손대는 것을 서슴지 않는 선수도 있다. 어찌 보면 이건 위험한 수술 방식이다. 스윙 옵션을 늘리고 코스 매니지먼트에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게 우선인데 딴 길을 고집한다. 고진영의 현명함을 최근 5년간 LPGA 투어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에게서 아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LPGA에 도전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LPGA가 국내 KLPGA 투어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들 이야기한다. 맞는 얘기다. 올해 KLPGA 투어 총상금 규모가 312억 원, LPGA 투어가 1억 140만 달러(약 1,340억 원)이다. 상금 규모만 봐선 LPGA 투어에 무조건 진출하는 게 맞아 보인다. 하지만 LPGA 투어에서 생존하려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작년 국내 여자투어 상금랭킹 탑 5의 선수들은 상금 수령액만 약 8억 원 이상이었다. 탑 2는 모두 1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쉽게 말해 국내에서 탑이면 굳이 해외에서 강행군하며 무한 경쟁을 하지 않고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이뿐인가. LPGA 투어에서 활동하려면 국내에서보다 약 2.5배의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특성상 항공비와 숙박비 등 경비가 매 대회 약 6000달러(780만 원)씩 소요된다. 국내 투어에서 1 대회 소요되는 경비가 약 300만 원임을 감안하면 큰돈이다. 한해 32~34개 대회 중 28개 대회에 출전할 경우 16.8만 달러(2억 1,800만 원)가 경비로 지출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거주하는데 드는 비용은 별도다. 투어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오히려 적자가 난다.

혹자는 국내 투어에서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박민지에게 왜 LPGA에 도전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다. 과거 국내 정상급 플레이어들이 미국 투어에 진출한 방식은 초청선수 등 자격으로 출전한 LPGA 정규대회에서 때맞춰 우승해 시드를 획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고진영, 김아림이 그런 케이스다. 이를 위해 국내 대회와 해외 대회 출전을 병행할 경우 선수들의 컨디션에 무리가 따르는 것은 자명하다. 운 좋게 때 맞춰 우승할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어지는 후속 대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게 되는 게 수순이다.

연말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 도전해 시드를 획득한 이정은6, 최혜진, 안나린, 유해란의 케이스도 있다. 물론 국내 정상급 선수라면 Q시리즈에서 상위권에 올라 투어 풀시드를 획득할 거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골프는 1등이 매 대회 잘하란 법이 없는 스포츠다. 혹시라도 컨디션 난조로 불상사가 생길 경우(Q시리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25위 내에 못 들어 조건부시드를 받는 경우 등) 그 상황을 누가 감당해야 할까. 선수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국내 정상급 선수에게 불확실성 높은 LPGA 투어 진출을 강요하거나 압박할 수 없는 거다.

그럼에도 박민지가 LPGA 투어에 도전하길 바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팬심이다. 박민지만큼 믿을만한 선수가 안 보여서다. 우리 선수들이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압도적이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길 바라 서다. 한국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자 보란 듯이 Featured group에 우리 선수를 거의 단 한 명도 배치하지 않는 대회 주최사와 방송사들이 얄미워서다. 최근 다소 무력해진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활력이 돋길 기대하며 넋두리 한번 길게 했다. 곧 다가올 승전보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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