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경면 바다뷰 일몰보기 좋은 카페 클랭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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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afe

제주도 한경면 바다뷰 일몰보기 좋은 카페 클랭블루

by 보고톡톡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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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창풍차해안도로 오션뷰 카페 클랭블루

오후 6시쯤 제주 바다를 앞에 두고 한가로운 시간 보낼 곳을 찾아 한경 해안로를 따라가 봤습니다. 목적지 없이 헤맨 것은 아니고, 주인장의 메모를 따라갔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예약한 곳인데, 주인장이 집안에 한경면 인근 가볼 만한 곳 리스트를 메모해두셨더군요. 친절도 하셔라. 그중에 이곳은 꼭 가보라고 동그라미와 별표까지 덧붙였습니다.

제주 서부에 있는 한경면, 한경해안로 신창 풍차 해안도로 끝자락에 있는, 바다와 일몰 조망이 참 좋은 카페 클랭 블루라는 곳입니다.

2018년에 제주건축대전 본상을 수상한 곳이라고 들었어요. 노 키즈 노 펫 존 No Kids No Pet zone입니다. 12세 이하 어린이 출입제한입니다. 차량을 주차할 공간은 매우 여유롭습니다.

클랭블루 입구와 카페 건물

카페 이름의 '클랭'은 프랑스의 화가 이브 클레인 Yves Klein(1928.04~1962.06)의 이름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브 클레인은 1960년대 주로 모노크롬(단색) 회화를 하던 미술가로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IKB, International Klein Blue)'라는 색상을 고유의 색으로 특허를 냈고 현대의 행위예술과 팝아트, 미니멀리즘에 영향을 주었습니다.(N지식백과 참고)
이 화가의 이력을 보니 생애가 무척 짧았습니다. 34세라는 너무 젊은 나이에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고 하니까요.

클랭블루 1층 내부 창가와 주문대

클랭블루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카페 주인장의 이 화가 이브 클레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색상 '블루'는 아마도 이브 클랭이 작품에 자주 사용했으며 특허를 받은 그 색상인가 봅니다. 뭔가 짙고 차가워 보이기도,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클랭블루 1층과 2층 내부

카페 주소 : 제주시 한경면 한경해안로 552-52
영업시간 : 매일 11:00~22:00 연중무휴
주요 메뉴 : 제철 주스, 우도땅콩 라테, 커피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는데 이 곳은 갤러리 느낌이 납니다. 마주 보는 벽에 게시된 그림은 이브 클랭의 작품이더군요.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클랭블루 2층 내부

아내와 주문한 한라봉 주스와 청귤 주스를 받아 들고 2층 끝에 착석했는데 맞은편에 보이는 저 네모난 통유리 창이 클랭 블루의 인기 있는 포토존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클랭 블루를 검색해보면 저마다 저 창 앞에 놓인 벤치에 앉아 촬영한 사진들을 게시해놓았더군요.
계절 따라 벤치를 교체하나 봅니다
지금은 투명 벤치가 놓여있습니다. 촬영 솜씨에 따라 공중 부양 cut도 찍을 수도 있겠습니다.

클랭블루 2층 갤러리

몇몇 회화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작가가 누군지 메모해두지 않았지만 손이 기괴하게 그려진 남자의 초상이 맘에 듭니다. 무슨 자세인지 모르겠지만 왼쪽 손의 엄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손은 멀쩡했고요. 멀리서 봤을 땐 오른 손위로 그려진 문양이 담배 연기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보니 물고기 같기도 하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진한 블루 색상의 조각품은 두 사람이 끌어안은 모습인데 작품명은 <지금 이 순간 This is the Moment>입니다. 더 가까이 보니 둘이 아닌 하나같습니다.

이것이 이브 클랭의 작품입니다. 멀리서 봤을 땐 데칼코마니인 줄 알았는데, 좌우가 대칭은 아니더군요.

이브 클레인의 작품

아무리 봐도 '게' 같습니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돼지가 하늘 나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작품명을 메모해두지 않은 게 아쉽군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 그림인가요?

클랭 블루에서 사람들이 좌석에 앉아있는 시간은 얼마 길지 않았습니다. 바깥 풍경이 좋아서인지 금세 금새 밖으로 향해 나가는 사람들. 나가기 전엔 꼭 이 창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가긴 합니다. 노을이 질 때 예쁜 사진 남기기 참 좋은 자리입니다.

클랭블루 포토존

시원한 음료와 함께 40분쯤 앉아 있었나 봅니다. 저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 지더군요. 바깥 풍경이 좋아서 말이죠. 통유리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무리 예뻐도 바깥에서 보는 것만 하겠냐는 거죠.

클랭블루 2층 통유리창에서 바라본 바다


카페 1층 외부로 잔디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을 찾은 이들이 바다조망을 배경 삼아 사진을 담아가기 좋게끔 만들어둔 누군가의 센스가 엿보입니다. 일몰 때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들이 많더군요. 멀리 보이는 풍차가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껏 가속시키는 듯합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석양을 왜 그렇게 좋아할까요? 바보 같은 질문이네요. 정답 '예쁘니까요'

클랭블루 잔디정원

이곳은 바람이 계속해서 시원하게 불어와 좋더군요. 바람이 많은 지역인가 봅니다. 제주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유난히 그리 느껴졌습니다. 사진 몇 장 찍는데 하늘빛이 금세 색을 달리합니다.

클랭 블루를 나선 뒤 카페 앞 잔디 정원에서 일몰을 보며 휴대폰 카메라 붙들고 조금 노닐다 보면 도로 건너 갯벌 위로 기다란 육교 보도가 설치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럼 또 그쪽으로 걷게 됩니다. 바다가 아름다워서이기도 하고 일몰이 끌어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클랭블루 외부 전경


파도가 꽤 있습니다. 이곳의 바람이 꽤 세다는 얘긴데요. 이곳에 한국남부발전에서 운영하는 풍력센터가 있습니다. 오면서 본 바닷가 풍차들은 '다 그래서'였군요. 갯벌 위로 생태체험장이 있습니다. 낚시체험장도 있다는 안내 표시판을 봤습니다.

바다위 육교 보도


좀 더 일찍, 물들어오기 전에 올걸 그랬습니다. 이 생태체험장도 신창 어촌계에서 허가를 받아 관리하고 있는 마을어장이라서 외부인이 함부로 수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금지되어있습니다. 몇 분 갯바위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모습을 봤는데 허가받은 주민인지 궁금했습니다. 낚시꾼의 손이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바다목장 생태체험장

보도 육교는 186m라는데 더 길게 느껴집니다. 안전해 보이긴 하는데, 바닷바람이 거셀 때마다 약간씩 흔들리는 탓에 그랬나 봅니다. 걷다 보니 다금바리 조형물이 보입니다. 처음부터 다금바리라고 인지한 건 아니고 안내문에 쓰여 있습니다.

알고 보니 다금바리가 제주 방언이었더군요. 어류도감에는 '자바리'로 표기되어 있답니다. 다금바리는 길이 1m, 체중 50kg까지 성장하는 물고기 대장 격인가 봅니다.

다금바리 조형물과 풍력발전기


생태체험장 주위로 보도 육교를 포함해 약 30분가량 소요되는 산책로가 있는데 바닷바람 쐬며 걷기 좋습니다. 아내가 맞잡은 팔짱을 꼭 조이는 느낌이 듭니다. 분위기 좋은 일몰 산책로가 바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지금 8월 초인데, 해가 7시 10분경 예쁘게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저희 부부 앞으로 걸어가던 사이좋아 보이는 부부와 어린 딸이 있었는데, 아빠는 밥 많이 먹었으니 "소화시킬 겸 계속 걸어가자"라고 하고 딸은 소화 다됐고 보채며 돌아가고 싶어 하는 눈치입니다. 엄마도 아빠 들으라고 딸에게 "우리 소화 다된 거 같다, 그치~" 이럽니다. 그럴 땐 돌아가야 합니다.


마침 빗방울이 하나둘씩 어깨 위로 떨어질 듯 말 듯 하기 시작했고요. 제주에선 이럴 땐 일단 '어여' 피하는 게 상책이죠. 금세 비가 쏟아질 겁니다. 아내와 차량이 있는 곳으로 손잡고 뛰었습니다. 바다와 일몰 조망이 너무나 좋은 카페 클랭 블루에 다녀가시면 이곳 바다목장 생태체험장과 바다 산책로도 꼭 들러보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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