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2022 시즌 네 번째 토너먼트가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 72·6718야드)에서 치러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의 우승 트로피는 대한민국의 고진영(27·솔레어)이 들어 올렸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13승째를 기록했으며 연속 15 라운드 60타대 타수를 기록하며 2005년 스웨덴의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이 세웠던 14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을 넘어섰다.
고진영의 최종 우승 스코어는 271타(69-67-69-66)로 현재까지 15 라운드 연속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해냈다. 누가 봐도 이건 정말 굉장한 기록이다. 우선 고진영 선수의 15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가 기록되기까지 그간의 대회 기록을 살펴본다. 고진영의 이 기록 시작은 2021년 10월 22일 대한민국 부산에서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부터 였다.
■고진영의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 일지
토너먼트 | R1 | R2 | R3 | FR |
2021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 - | 64 | 67 | 64 |
2021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 68 | 66 | 67 | 66 |
2021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 69 | 67 | 66 | 63 |
2022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 69 | 67 | 69 | 66 |
HSBC 위민스 최종 라운드 선두조(챔피언조)로 나선 세 선수 전인지(28·KB금융), 이정은6(26·대방건설), 고진영(27·솔레어)은 마지막 홀까지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팽팽한 경쟁을 펼쳤다.
세 선수 중 먼저 기선을 잡은 선수는 Hot six 이정은 선수였다. 이정은6는 15번 홀을 마칠 때까지 16 언더파로 1타 차 선두를 유지했지만 최종 라운드(FR) 모든 선수들이 가장 쉽게 플레이하고 있던 16번(파 5·559야드) 홀에서 어프로치 미스로 버디를 잡지 못하면서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고진영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정은6의 이 날 가장 아쉬운 플레이는 고진영과 공동 선두로 시작한 최종 18번(파 4·418야드) 홀에서 나왔다.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많이 벗어났고, 발끝 내리막 경사의 러프에서 세컨드 샷을 시도했지만 플라이가 난 볼은 깃대를 넘어 벙커로 향하고 말았다.
하필 오전에 내린 비로 벙커의 모래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이 세 번째 샷에서 생크성 터치가 이뤄졌고 그린을 벗어난 볼은 볼 위치를 식별하기조차 어려운 깊은 러프 속에 잠기고 만다. 최종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해버린 이정은6은 순식간에 공동 선두에서 공동 4위로 밀려난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2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이제 진정 넘사벽 캐릭터가 되어가는 듯하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랭킹 2위 미국의 Nelly Korda와의 롤렉스 포인트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됐다. 지난 2022년 2월 28일 기준 여자골프 세계랭킹 1, 2위인 고진영과 넬리 코다의 누적 포인트 차이는 3.39점(평균 포인트 차이 0.08점)에 불과했다.
전반 아웃코스 7번 홀까지 이븐 파를 기록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않았던 고진영은 8번(파 5·501야드, 9번(파 4·391야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승부의 불씨를 살려냈고 12번(파 4·418야드) 홀에서 한차례 보기(Bogey)를 범했지만 다시 13번(파 5·517야드) 홀부터 16번(파 5·559야드) 홀까지 연속 4개 홀 버디를 잡아내며 당시 단독 선두였던 이정은6을 따라잡았다.
17번(파3·170야드) 홀을 나란히 파 세이브로 마친 이정은6와 고진영의 승부는 최종 18번(파 4·418야드) 홀에서 판가름 났다. 이정은6가 난조를 보이며 더블 보기(Double bogey)를 기록하는 가운데, 고진영은 차분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이기는 방법을 알아버린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코스 매니지먼트는 이루 말할 것 없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지루한 경기 흐름을 끊어내는 인내심까지 선보인 고진영이었다.
■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결과 순위(TOP-10) 스코어 상금
순위 | 선수(국적) | 성적 | 상금(단위:만원) |
1 | 고진영(대한민국) | -17 | 30,600 |
T2 | 이민지(호주) | -15 | 15,816 |
T2 | 전인지(대한민국) | -15 | 15,816 |
T4 | 아타야 티티쿤 | -14 | 9,384 |
T4 | 이정은6(대한민국) | -14 | 9,384 |
T6 | 해나 그린(호주) | -13 | 5,712 |
T6 | 브룩 핸더슨(캐나다) | -13 | 5,712 |
T6 | 양희영(대한민국) | -13 | 5,712 |
T9 | 김아림(대한민국) | -11 | 1,944 |
T9 | 다니엘 강(미국) | -11 | 1,944 |
주 1) 순위별 상금액은 원화 환산 금액
주 2) 대한민국 선수 중 TOP-10 외 선수 순위/성적: 박인비(공동 17위, -8), 김효주(공동 26위, -6), 이정은5(공동 26위, -6), 신지은(공동 33위, -4), 최운정(공동 35위, -3), 유소연(공동 35위, -3), 김세영(48위, E), 박성현(63위, +11)
부활을 기대했던 박성현의 부진이 무척 아쉽게 느껴지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었다.
■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관전 후기
지난 2021년 메이저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5타 차 선두로 시작했지만 플레이 난조를 보이며 2위에 만족해야 했던 이정은 6으로서는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그 누구보다도 더 클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 프로골퍼 중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정은 6 선수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드러난 '아쉬웠던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떠올려봐야 한다. 승부는 16번 홀에서부터 뒤짚히기 시작했다.
16번 홀 파 5에서 전인지 선수보다 먼저 세컨드 샷을 시도한 장면을 복기해봐야 한다. 티 샷 비거리가 전인지 선수보다 더 길게 나왔기 때문에 본래 본인의 세컨드 샷 순서는 전인지 선수 뒤였다. 하지만 이때 스탠스 위치가 스프링클러에 다소 방해를 받는다고 판단한 전인지가 경기 진행요원을 호출하면서 경기가 다소 지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본래 자신의 순서보다 먼저 이정은 6가 서둘러 세컨드샷을 시도했는데, 하필 샷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반드시 버디 이상을 잡아야 했던 이 날 쉽게 플레이된 16번 홀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뼈아프다. 경기 진행 지연을 우려해 먼저 세컨드샷을 치더라도 좀 더 느긋하게 플레이할 '권리'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마지막 홀 고진영이 자신의 세컨 샷을 앞두고 바람이 불자 바람이 잠잠해질 때까지 다소 늑장 플레이로 느껴질 만큼 인터벌을 보이는 느긋함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이 뿐일까. 16번 홀 짧은 파 5에서 투 온에 실패한 뒤 세 번째 샷 어프로치가 짧아 약 7미터 이상의 긴 버디 퍼트를 남겨둔 시점도 기억해봐야 한다. 다른 두 선수 전인지와 고진영은 각각 홀에서 더 가까운 이글 퍼트와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정은 선수가 먼저 버디 퍼트를 시도해야 했다. 그런데 어프로치 샷 이후 그린에 올라온 이정은 6가 버디 퍼트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30초도 되지 않았다. 결과는 'PAR' 경사를 잘못 읽었다. 라이도 거의 없었다. KLPGA에서 활약하던 당시부터 퍼팅에 늘 강점을 보여온 선수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승부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무엇이 그토록 본인을 조급하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이정은 6가 다른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큰 선수라는 점을 모르는 바가 아니어서 더 안타까운 포인트였다. 치열한 승부에서 '착함'은 종종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분명 조금 더 시간을 끌며 그린 경사를 살폈더라도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스포츠에서 'If'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기에 이런 아쉬움을 털어놓는 일은 팬의 몫이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항상 누구보다 노력하는 이정은6가 올해 남은 기간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기를 기대하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FR 관전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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