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역명 병기 공모에서 논현역 9억원 역대 최고가 낙찰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명칭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의 이름을 유상으로 병기하는 역명 병기 사업이 지난 2016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는 공사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실시하고 있는건데,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는 꽤 오랫동안 누적돼왔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4,79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승객 감소로 적자 규모는 1조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2021년 말 기준 서울교통공사 부채액은 6조 6,072억 원에 달한다 [출처=서울교통공사 서울시의회 업무보고 내용 중].

서울교통공사는 올 해도 지난 6월 7일 역명병기를 공개 모집해 22일 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전국 수송 인원 1위인 강남역을 비롯해 주요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공덕역 등 42개 역이 역명 병기 대상으로 신규 지정됐으며, 2016년 사업 시행 후 6년간 역명을 병기해왔던 청담(한국금거래소), 을지로입구(IBK기업은행) 등 8개 역도 입찰 대상 물량으로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역명병기사업 공모 이미지ⓒ서울교통공사

이번 역명병기 공개모집 대상으로 나온 역은 총 50개 역이다. 총 3차로 나눠 공모가 진행됐다.

(1차) 20개 역
방배②, 을지로입구②, 압구정③, 홍제③, 명동④, 서대문⑤, 청담⑦, 단대오거리⑧, 시청(①②), 동대문(①④), 충무로(③④), 오금(③⑤), 연신내(③⑥), 고속터미널(③⑦)

(2차) 15개 역
종로5가①, 강남②, 당산②, 문래②, 선릉②, 신도림②, 잠실나루②, 홍대입구②, 구파발③, 녹번③, 대청③, 매봉③, 안국③, 건대입구(②⑦)

(3차) 15개 역
강동⑤, 답십리⑤, 마포⑤, 발산⑤, 여의나루⑤, 여의도⑤, 망원⑥, 응암⑥, 남구로⑦, 논현⑦, 학동⑦, 복정⑧, 장지⑧, 공덕(⑤⑥)

역명병기 대상기관 선정 기준 이미지ⓒ서울교통공사

입찰에 참여한 기업과 기관의 역명 적정 여부에 대한 심의를 거쳐 낙찰 기업·기관이 확정되며, 공서양속(公序良俗)의 훼손 및 공사 이미지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대상역에서 최대 1km 이내에 위치한 기관·기업이 참여 대상이다.

 

낙찰자는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1회에 한하여 계약 연장 가능이 가능하다.

입찰 결과 을지로입구역, 선릉역, 명동역, 논현역의 낙찰자가 발표됐다. 이 중 논현역의 낙찰가는 역대 낙찰가 중 최고액에 해당하는 9억 원이다. 낙찰 우선순위에 공익기관과 학교, 의료기관이 각각 1, 2, 3순위인데, 네 곳의 낙찰자 모두 4순위인 기업체에 해당한다. 앞으로 을지로입구역은 '을지로입구-하나은행', 선릉역은 '선릉-애큐온저축은행', 명동역은 '명동-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타운)', 논현역은 '논현-강남브랜드안과'로 역명을 병기하게 된다.

 

낙찰 역	낙찰자	낙찰가(원)
을지로입구역②	하나은행	800,000,000
선릉역②	애큐온저축은행	751,000,000
명동역④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타운)	654,668,075
논현역⑦	강남브랜드안과	900,000,000

낙찰된 4개 역 중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역은 기존 계약 만료로 인해 새 사업자를 모집한 경우이며 선릉역과 논현역은 처음으로 역명을 병기하게 됐다. 총 50개 역의 역명 병기를 모집했지만 낙찰된 곳은 이 네 곳뿐이며 나머지 46개 역은 유찰됐다.

경쟁입찰이므로 낙찰자를 정하려면 최소 2곳 이상이 응찰해야하는데, 강남②, 압구정③, 여의도⑤, 홍대입구② 등을 포함한 15개 역은 입찰자가 1곳뿐이어서 유찰됐고 나머지 31개 역은 입찰 참여자가 없었다. 유찰된 15개 역의 경우 아직 수의계약의 여지가 남아 있어서 조만간 새로운 부역명을 가진 역들이 생겨날 듯하다. 이번에 역명 병기 대상으로 처음 지정된 전국 수송 1위 역 강남역의 낙찰가는 얼마가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