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ENGLISH 900: 통문장 암기학습'이 볼만한 영어회화 교재인지 여부를 미리 귀띔해드리고, 이 교재의 장점 혹은 단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잉글리시 900》은 에드윈 T. 코르넬리우스 주니어가 1963년 첫 출간한 영어 회화 교재다. 국내에 한국어판으로 소개된 것은 2013년부터이다. 전 세계적으로 1,6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저자의 영어 교수법 또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인 Edwin T. Cornelius, Jr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언어학원인 ELS를 설립(1961년)한데 이어 1963년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고 이 책 <English 900>을 출간했다. 이 책이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개발된 영어회화 교재라는 점은 영어 학습자들에게 큰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굉장히 오래전에 출간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영어회화 교재이다.
<잉글리시 900> 교재의 구성
- 1권. 기초회화 통문장 300개
- 2권. 일상회화 통문장 300개
- 3권. 프리토킹 통문장 300개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버전은 2017년 한국어 전면 개정판으로, 세 권으로 구성돼있다. 3권 세트로 구입해도 좋겠지만 낱권으로 구입해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내 경우 2017년 초에 구입했는데, 1권 첫 페이지를 넘겨본 건 한 달 전이다. 오래전 외국계 기업에 근무했던 탓에 영어에 꽤 익숙한 편이었다. 하지만 순수 국내 기업으로 직장을 옮겨 십수 년을 근무하고 나니 이제 영어로 말하기가 두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마침 SPA(Speaking Proficiency Assessment)라는 영어 구술능력 평가시험을 치러야 할 일이 생겨 짧은 기간 독학으로 영어 스피킹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 교재를 다시 꺼내 들었다.
통문장 영어 학습법의 창시자인 저자 코넬리우스는 아주 심플한 「4단계 영어회화 훈련법」을 모티브로 이 책을 만들었다.
- Step 1. 통문장 말하기
- Step2. 통문장 외우기
- Step 3. 패턴으로 훈련하기
- Step 4. 대화로 훈련하기
자, 일단 한 권에 300개의 통문장이 있다. 한 권에 20개의 주제별로 15개의 통문장이 나온다.
하루에 한 토픽씩 학습하면 1권을 일독하는데 총 20일이 소요될 것이다. 이건 너무 길고 느슨한 속도다. "하루에 3개의 주제, 즉 하루에 45개의 통문장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한 주에 한 권을 다 보는 속도를 추천한다."
이렇게 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번 본다고 끝이 아니다. 두 번, 세 번, 네 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1~3권을 빠르게 반복하기 위해서는 1권을 보는데 1주 이상이 걸려선 안된다. 필자는 최근 3권을 일독하는데 정확히 3주가 걸렸다.
제대로 한 번에 외우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결국 1권을 넘기지 못한다. 이건 우리 모두가 이미 잘 아는 불편한 진실이다(부연 설명은 생략).
4단계 영어회화 훈련법
아주 간단한 훈련법이라고 말했는데, 얼마나 간단한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 예시는 3권(프리토킹 300 문장)의 146페이지에 있는 내용이다.
<1단계: 통문장 말하기> 한 페이지에 다섯 개의 한국어 문장이 제시된다. 각 문장을 먼저 우리말로 보고 영어로 말해본다. 이때 말이 되든 안되든 직접 말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참고로, 왼쪽 페이지 좌측 상단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해당 차수(54일째) 영상을 찾아 청취할 수 있다. 각 영상은 '영어회화 English 900'이라는 5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를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추천하는 학습법: 각 우리말 문장을 본 뒤 바로 우측의 영어 문장으로 시선을 옮기지 말고, 약 20초 정도 스스로 영어 문장을 구성해보자. 이것은 맞던 틀리던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번역을 스스로 해보라는 의미이다. 한 번 고민한 뒤 습득한 문장은 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지만, 고민해보지 않고 얻은 정답에 대한 기억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2단계: 통문장 외우기> 1단계에 제시된 다섯 개의 한국어 문장이 각각 영문으로 옮겨져 있다. 몇 차례 반복해서 읽으면 책에서 눈을 떼고 암기해서 말할 수 있게 된다. 1개의 주제별로 15개의 문장이 있으니 이렇게 세 번 반복하게 된다.
<3단계: 패턴으로 훈련하기> 1, 2단계를 통해 익힌 15개의 통문장 중 주요 10개의 문장을 여러 가지 패턴으로 제시한다. 각각 세 가지 정도의 패턴으로 각 문장을 읽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순서다. 즉, 앞에서 배운 기본 문장을 한번 더 반복해서 암기 효과와 응용력을 기르는 단계다.
<4단계: 대화로 훈련하기> 한 토픽의 마지막 단계는 암기한 결과를 다이얼로그를 통해 테스트해본다. 대화의 기본 형태인 묻고 답하기 방식으로 각 기본 문장의 쓰임을 익혀본다.
이때 우리말로 적힌 문장을 지체 없이 영어로 말할 수 있다면? 뿌듯함이 들 것이다. 그저 더듬더듬 말할 수 있는 정도라면? 정답을 보기 전에 20초 정도 영어로 옮기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단, 20초를 고민해도 답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정답을 보고 다시 암기할 것을 권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우선은 완주가 목표다. 한 페이지에 매몰되지 말 것. 완벽히 암기하기 위해 시간을 끌면 끌 수록 1권을 다 볼 확률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 보고 다시 보면 된다."
외국어 부문 1위 영어회화 교재?
우리는 광고를 볼 때마다 광고주들이 저마다 1위라고 자랑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럼 이 책 표지 상단에 스탬프 표시된 '외국어 1위'라는 문구는 사실일까? 사실이다. 다만 그 아래 이렇게 적혀있다. '2013년 교보문고'라고. 즉, 현재 1위는 아니다. 단, 과거 1위 이력이 있는 교재다. 전 세계 1,600만 부 판매를 자랑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러라는 점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훌륭한 영어회화 교재는 시중에 넘쳐난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교재 혹은 다른 여러 가지 영상을 통해 영어를 학습하고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영어 배우기에 왕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이다. 어떤 유형의 교재를 통해 학습하던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얼마나 절실한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사실이다. 여러 가지 학습방법이나 회화 교재가 많을 텐데, 굳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열거할 수 있다.
- 첫째, 보기 편해서(설명이나 글이 많지 않아서) 빠른 학습 진행이 가능하다. 영어는 어린아이처럼 배워야 한다. 단순하게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기위해, 글과 설명이 많은 교재는 피하는 게 좋다.
- 둘째, 다른 좋은 교재들도 기회가 되면 소개하고 싶다. 이 교재도 좋다는 것이지, 이게 최고라는 얘기는 아니다.
- 셋째, 세 권을 통틀어 900개의 통문장이 제시되는데, 쓰임이 잦은 유용한 표현들을 골라 모았다. 우리가 우리 말로 대화를 할 때 늘 자주 사용하는 패턴이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어법들을 잘 골라 담은 교재이다.
수준별 학습, 누가 보면 좋은 교재인가요?
<잉글리시 900> 세 권은 각가 난도가 상이하다. 1권, 2권, 3권으로 갈수록 난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1권은 영어 초심자가 학습할만한 문장들을 담았다.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 테스트의 '인터미디어트 로우(Intermediate Low)'레벨 이하의 영어 학습자라면 1권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1권은 요즘 초등학생도 다 아는 뻔한 영문장을 담고 있다. 단, 요즘 초등학생들의 영어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음 3개 문장을 영어로 말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자. 모두 1권에 나온 표현들이다.
- 지난달에 입원해 있었어요.
- 그는 내일 시험에 대비해 공부하는 중이에요.
- 그들은 우리가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 전화했어요.
2권은 일상회화를, 3권은 프리토킹을 주제로 삼았다. 1권보다 난도는 좀 더 많이 높다. TOEIC Speaking이나 OPIc 테스트에서 Intermediate Mid 1~3 레벨의 학습자에게 모두 추천할만한 수준의 어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단점
4권이 없다는 게 이 교재의 단점이다. 2017년 5월에 한국어 개정판이 나온 뒤 어느덧 5년이 훌쩍 넘었다. 영어 표현법은 다양하게 많이 익힐수록 좋다.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4권에 대한 아쉬움은 세 권의 교재에 수록된 통문장 900개를 정확히 구사할 수 있을 때 느껴도 좋을 듯하다. 제시된 우리말을 주저 없이 1초 내에 영어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하면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반복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또 한 가지, 단점 아닌 단점을 언급하며 마친다. 이 교재에는 고급 어휘가 쓰이지 않는다. 어려운 단어(평소 보기 드문 어휘라고 해두자) 없이도 많은 문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훌륭한 영어회화 교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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