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원 입국 13일째 일조 쉐라톤 호텔에서 춘절 연휴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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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재원 입국 13일째 일조 쉐라톤 호텔에서 춘절 연휴 맞이

by 보고톡톡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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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은 고사하고, 중국어로 간단한 말 한 마디 꺼낼 준비도 없이 중국에 건너왔다.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한족인데, 한국어를 전공한 이들이 많은탓에 한국어를 꽤 능숙하게 구사한다. 아직 거류할 집을 계약하기 전이어서 호텔에서 출퇴근중인데, 회사 운전기사와 서로 말한마디 없이 출퇴근하는 편도 20여분의 시간이 길고 따분하게만 느껴진다. 어딜가도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움츠러들고 예민했던 약 열흘을 보냈다.

산동성 일조시에 있는 르자오 쉐라톤호텔에 머물고 있다. 온지 13일째만에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이 찾아왔고 직원들 대부분은 고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는 당장 호텔을 떠나 고향 대한민국으로 갈 수 없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묵고있는 이곳 쉐라톤 호텔이 르자오(Rizhao, 日照)에서 최고급 호텔이라는 점 정도다. 이곳 숙박비는 일반실 기준 1박에 600위안 정도인데, 회사통해 할인받은 가격인 1박 400위안에 묵고있다. 현재 환율 기준 우리 돈 8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니 고급 호텔치곤 저렴하다.


르자오 쉐라톤 호텔에서 맞이하는 중국 춘절연휴
일조 쉐라톤 호텔 로비
9층에서 내려다본 호텔 로비 바깥으로 완핑구가 보인다
호텔 1층에 있는 피트니스룸 모습
일조 쉐라톤 호텔 수영장


로비층 아래인 1층에는 스파, 피트니스룸, 스위밍풀이 구비돼 있고, 한국식 식당인 스모키(Smoki MOTO)와 뷔페인 피스트(Feast)도 있다.

조식은 피스트에서 먹는다(아침 06:30~10:00, 휴일은 10:30 까지).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5점 만점에 3.5점 정도.

스모키는 한번 이용해봤는데 한국에서 먹는 한식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먹을만했다. 삼겹살이나 소갈비 구이류, 찌개류(된장/김치), 냉면, 돌솥비빔밥 등을 파는데 여러가지를 조합한 세트메뉴도 제공한다. 개인적으론 돌솥비빔밥이 가장 훌륭했다.

1층에 있는 피트니스룸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운동하기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조그만 요가룸도 보유하고있다. 수영장은 둘러만 봤는데, 쾌적해보인다. 파파고 번역 기능을 활용해 스파(Spa) 마시지 요금을 문의해봤는데, 최저 프로그램이 약 800RMB부터 시작되고 고급 프로그램은 2,000RMB까지 있다고 했다. 너무 비싼 요금에 혀를 내둘렀다(외부 가격의 2~3배 수준). 마사지는 패스다. 춘절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만 열심히 하며 텐션을 끌어올리기로했다.

호텔 직원들이 모두 영어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정장 자켓을 입고 있는 직원들만(매니저들) 영어가 가능한듯하다.

욕조가 인상적인 호텔 룸 내부는 매우 쾌적하다


주말 낮에 룸을 비워두면 호텔에서 전화가 한통씩 걸려왔다. 한번은 외출전에 'Make up room' 표시 태그를 방문 앞에 걸어뒀음에도 불구하고 방을 청소해도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중국어를 못 알아들어도 대강 그런 질문처럼 느껴졌다)? "是的, 是的~"라고 답했다. 지금은 딱 이 수준이다.

오늘은 춘절 연휴가 시작되는 1월 21일 토요일이다. 지난 화요일에 회사 인사업무 담당 직원(중국인)과 함께 공안에 가서 거류허가증을 신청했는데, 발급되는데까지 영업일 기준 3주 소요된다고 한다. 그 사이 춘절이 있어서 4주는 걸린다는 얘기다. 어딜가나 행정 절차의 진행이 낯설고 더디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었다.

지난주 중국공상은행에 가서 계좌를 개설할때도 2시간이나 소요됐다. 은행 직원이 납세코드 14자리를 요구했다. 대체 14자리나 되는 납세번호가 무엇이란 말인가. 정답부터 얘기하면 주민등록번호였다. 우리의 주민등록번호는 13자리 일련번호다. 그럼 나머지 한자리는 무엇이었을까? 이거였다. " - " 혹시 같은 상황에 처하는 이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또 중국에서 은행계좌를 개설했다고해서 바로 은행업무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은행 직원이 계좌개설 신청후 약 7일이 지나야 계좌가 활성화된다고 했다. 그 7일간 계좌 승인 절차가 진행되는듯하다. 은행계좌가 활성화되면 위챗페이를 설정하려고 했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못간 것이다. 위챗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면 아직 중국에 온게 아니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게 없는 셈이라고할까. 현금 결제가 불가한 곳이 태반이고, 해외 신용카드도 마찬가지다.

내 은행계좌가 활성화되기전에 다른 직원의 위챗머니를 송금받아서 임시로 써볼까했지만 그것도 실패였다. 위챗페이 등록시 여권 사진과 정보를 제출했는데, 이게 승인되는데도 3영업일이 소요된다고한다. 결국 춘절이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비용을 결제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치지 못한 것이다. 즉 입국할때 비상용으로 가져온 약간의 현금으로 춘절을 보내야한다.

춘절 연휴 1일차에 떠오르는 불편함을 얘기하자면 끝도 없을 듯하다. 하지만 한가지는 해결했다.
중국에 온 한국인이라면 VPN이 필수라고 하더라.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카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에 접속하려면 VPN을 설치해야한다. 2기기에 1년간 약 400위안의 요금으로 VPN을 제공하는 업체를 찾았다.

회사에서 개통해준 아이폰(중국폰)에 VPN을 설치하는 것은 간단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져온 갤럭시 안드로이드폰에 VPN을 설치하는 게 원활하지 않았다. 한국폰을 로밍하지 않고 중국 유심을 연결해둔 상태여서 그랬다. 오늘 호텔에서 와이파이로 접속해서 다시 시도하니 수월하게 VPN을 설치할 수 있었다.

중국폰으로 카카오톡 인증 실패

한가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중국폰으로 카카오톡 신규계정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중국폰(아이폰)에 카카오톡 앱을 설치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런데 중국 휴대폰 번호로 신규계정을 만드려고 하니 인증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 휴대폰의 카카오톡 계정을 유지해두고 싶어서 중국폰의 카카오톡 계정을 별도로 만드려는 것인데, 어째 수월치가 않다.
조금 전까지 홀로 방법을 고민하다가 잠시 휴식중이다. 분명 방법을 찾아낼 것이니, 완료하면 방법을 공유하겠다.

나는 앞으로 산동성 르자오와 칭다오를 오가는 중국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거주지가 두 곳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중국의 더 많은 곳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보고싶다.

대한민국과 지척인 산동성 일조시
호텔앞 다리를 건너면 일조 대표 관광지 완핑구


지금껏 블로그를 하며 나름 개똥철학같은 게 있었다. "정확하게 아는게 아니면 알기 전까지 그것에 대해 쓰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 와서 블로그를 이어가려면 그 생각은 잠시 철회해야할 듯 하다. 아마 꽤 오랜기간 모르는 것 투성이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무언가를 보고, 먹고, 만지고, 듣더라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얘기하거나 파악하기 어려운 외국인이다. 중국어를 전혀 모르니 외국인을 넘어 외계인이라고 이야기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시선의 움직임데로, 느끼는데로 이야기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겠다.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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