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크크릭G.C. 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골프장에 가는 횟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골프에 입문한지 이제 겨우 5년차로 접어드는데, 벌써부터 흥미가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골프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장 즐거운 운동인 것 같습니다. 마음이 너무 바빠진 올해, 골프장을 찾을 여유도 없었던 셈입니다.
티잉그라운드(Teeing ground)는 티박스(Tee Box)라는 용어로 더 많이 불리우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의미 입니다. 이는 플레이를 시작하는 해당 홀(Hole)의 출발 장소를 가리킵니다. 이 곳은 골퍼 Golfer들이 가장 조마조마한 혹은 설레는 마음을 갖고 티샷을 날려 보내는 위치인 겁니다. 플레이어들이 티잉 그라운드에 선 뒤, 후속해서 이어지는 대부분 움직임은 이렇습니다.
우선 티(tee)를 바닥에 꽂고 그 위에 볼(ball)을 올려 놓은 뒤, 자신이 골프 볼을 날려보낼 위치를 겨냥합니다. 이것을 에이밍(aiming)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 연습 스윙을 한 두번 휘둘러 본 뒤 미리 겨냥했던 곳을 향해 티 샷(tee shot)을 합니다. 골프에서의 첫 티 샷은 그 날 플레이의 결과나 스윙 컨디션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일반인들 뿐 아니라 프로골퍼들에게도 긴장과 설레임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이 날 방문했던 오크크릭 골프클럽의 티잉 그라운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오크밸리 오크크릭 G.C
9홀 Teeing Ground 소개
주소: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1길 66
원주에 있는 오크밸리 골프장에 가면, 3개의 골프장이 한 데 모여있습니다. 그 중 오크밸리CC(회원제 36홀)와 오크힐스CC(회원제 18홀) 이 두 곳은 회원제 골프장이며, 제가 간 오크크릭GC는 9홀로 이뤄진 퍼블릭골프장(회원제가 아닌 대중제 골프장) 입니다.
골프의 한 라운드는 보통 열 여덟 홀을 플레이 합니다. 오크크릭은 9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18홀 플레이를 하려면 같은 코스를 두번 반복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이 날 새벽부터 강원도 원주로 이동해서, 아침 6시 7분에 티오프(Tee off) 했습니다. 일반 아마추어들에게 이처럼 같은 코스를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훈련 방식이기도 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이 곳이 노캐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란 점입니다. 카트도 직접 운전해야하고, 플레이에 관련된 모든 행위를 스스로 해볼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일반 골퍼들은 라운딩할 때 캐디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캐디에게 의존하는 것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서 직접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Start, 1st Hole(파5)
오크크릭은 9홀 2그린 시스템으로 아홉 개 홀의 코스길이를 더하면 총 2,755미터 입니다. 2그린 이라는 것은 한 홀의 코스에 그린(green)이 두개 있다는 의미 입니다. 이런 경우 보통 좌, 우측에 그린이 하나씩 있는 구조가 많습니다. 사실 이것은 같은 홀을 반복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지루함을 조금 덜어줄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아래 그린이용 안내판에 씌여진 것처럼, 전반 9홀을 플레이 할 때에는 홍색 홀 핀을 사용하고, 후반 9홀에서는 청색 홀 핀을 사용해야 합니다. 사실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이게 쉽게 지켜지지 않는 규칙일 수 있습니다. 분명히 빨간 깃대가 꽂혀 있는 그린을 조준해서 샷을 했는데, 볼은 파란 깃대가 꽂혀 있는 그린을 향해 날아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기억하세요. 원하는 방향으로 볼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습'입니다.
티잉그라운드를 소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매 홀 첫 타석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볼이 산으로 또는 물로 날아가버리면 그 날 플레이는 매우 힘겨워집니다. 그래서인지, 아마추어들 뿐만 아니라 골프프로들도 티잉그라운드에 들어설 때의 중압감이 상당히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티박스에 서기전 심호흡을 들이쉬고 자신감있게 평소처럼 스윙하시길 바랍니다.
1번 홀은 Par5 입니다. 이 날 대부분 티샷을 블루티(홀까지 442미터)에서 했습니다. 보통 다른 골프장에서는 더 짧은 화이트티에서 플레이하는데, 이 곳은 골프코스의 전장이 길지 않다보니 연습도 하고 플레이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좀더 긴 블루티를 이용하게 된 겁니다.
1번 홀의 티샷(Tee Shot)은 사진 상의 저 멀리 정면에 보이는 페이웨이(Fairway) 한가운데를 노리고 똑바로 볼을 날려보내야 합니다. 다만 좌, 우측에 있는 숲 때문에 페어웨이가 다소 좁아보이게 되는 착시가 일어나 중압감이 들게되는 홀이기도 합니다.
2nd Hole(파4), 3rd Hole(파3)
2번홀 티 박스에서 앞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볼을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는 계곡을 넘겨서, 멀리 보이는 페이웨이로 날려 보내야 합니다. 보통 이런 풍경을 앞에 두고 티 샷을 할 경우 심리적인 중압감이 매우 커지게 마련입니다. 사실 계곡 넘어 보이는 페어웨이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드라이버로 150미터만 쳐도 저 계곡을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곡을 넘기지 못하면 어떻하지' 라는 걱정에 사로잡히면, 중압감 때문에 스윙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 볼이 숲을 향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번홀은 그린 위 핀까지의 거리 118미터로 다소 짧은 파3 홀입니다. 오크크릭GC에서는 노캐디로 셀프 라운딩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지체되는 경우를 막고자, 사진과 같이 카트마다 홀별 경기 진행시간 안내 권고사항이 붙어있습니다.
중간에 연못이 있습니다. 볼이 짧게 날아가서 그린 앞쪽 공간으로 떨어지면 아주 곤란해질 수 있어요. 그 공간이 내리막이어서 아래 벙커로 볼이 흘러내리기 쉽습니다. 벙커가 깊어서 그린까지 어프로치하기도 꽤 까다롭습니다. 차라리 좀 더 길게 치는게 나으니 평소보다 한 클럽 더 길게 잡는게 좋습니다. 이 날 티샷한 볼이 그린 좌측에 보이는 야간 조명등 부근에 떨어진 뒤 아래로 흘러내려 버려서 뒷수습하는데 상당히 애먹었습니다.
4th Hole(파4), 5th Hole(파4)
4번 홀은 아래 보이는 것처럼 페이웨이의 좌, 우 폭이 넓은 편이어서 티샷하기에 가장 부담없는 홀이었습니다. 다만 세컨 샷 지점으로 가보니, 그린 주변 교묘한 위치에 벙커(bunker)들이 도사리고 있어서 쉽지만 않은 홀 이었습니다. 거리가 길지 않은 파4홀이므로 힘을 조금 빼고, 적당히만 날려 보낸다고 생각하고 티샷하는게 좋습니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오늘 4번 홀에서 전후반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거리가 짧고 페이웨이가 넓은 홀에서 점수를 잃게 되면 기분이 많이 상합니다. 즉 거리는 짧지만 세컨샷 아이언이 정확해야하는 홀이므로, 비거리 욕심내지 말고 벙커를 피하도록 합시다. 참고로 4번홀의 그린도 난이도가 있어서 헤메기 쉽습니다.
5번홀 역시 매우 짧은 파4 홀입니다. 우측으로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가급적 왼편을 조준하는 게 좋습니다. 짧은 홀이라 티샷만 정확히 하면 거의 그린 근처까지 가서 세컨샷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점수 내는데 수월한 홀입니다. 우측에 나무들이 바짝 붙어있는 모습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우측으로는 공간이 거의 없다는 점 다시 강조합니다. 페어웨이 중앙으로부터 약간 왼쪽을 에이밍해야 합니다. 블루티 기준으로 그린까지 거리는 고작 286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6th Hole(파5), 7th Hole(파4)
6번홀의 티잉 그라운드 바로 아래로 급경사가 있는 모습이죠. 눈 앞에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홀(Hole) 안내도(사진 좌측하단 참고)를 머릿속에 그려본 뒤 티샷해야 합니다. 골프장에 다니다보면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홀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티잉그라운드에서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볼을 똑바로 보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오크크릭 G.C.는 대부분 홀이 그린까지의 거리가 짧은 편입니다. 이 날 대부분의 홀에서 블루티 티샷을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나마 가장 긴 거리의 티잉 그라운드가 블루 티(blue tee)이니까요. 7번홀의 경우도 홀까지 267미터로 짧다보니 티 샷만 정확하게 이뤄진다면 거의 그린 근처에서 세컨샷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 하나, 이렇게 짧다고 쉽지만 않습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홀까지의 거리가 짧으니 욕심이 생겨서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티 샷을 하게 되면 미스 샷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점 꼭 유의하세요.
8th Hole(파3), 9th Hole(파4)
쉽지 않은 파3홀 입니다. 앞서 전반에 빨간 깃대(이 홀에선 좌측 그린)를 이용하고 후반에 파란 깃대(이 홀에선 우측 그린)를 이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좌그린을 공략할 경우에는 깃대 방향을 보고 바로 티샷하면 됩니다. 다만 우측 그린을 이용해야 하는 후반홀이 문제입니다. 사진상으로 알 수 있듯이 우측 그린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 홀에서 우그린을 공략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린의 좌측을 보고 티샷하십시오. 우측에 공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조금만 벗어나도 OB(Out of Bounds)가 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마지막 9번홀, 페어웨이 우측 벙커만 피하면 되는 285미터(블루 티 기준)의 짧은 Par4홀입니다. 거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힘빼고 똑바로만 날려 보내면 파(Par)를 기록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침 6시 7분 시작해서 9홀을 두번 돌아 18홀 플레이를 마친 시간이 중간에 식사시간 20분을 포함해서 11시 20분 이었습니다. 플레이하는 데 거의 다섯 시간이 소요된 셈입니다. 권고되어 있던 규정 플레이 시간인 4시간(9홀 당 2시간) 안에 게임을 마쳤지만, 저희 보다 앞에서 플레이하는 분들의 게임이 지체되면서 덩달아 늦어지게 된 것입니다. 노캐디 셀프 라운딩이라 이런 불편함은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체로 무난한 난이도의 코스설계, 퍼블릭골프장이지만 잘 관리된 페어웨이가 만족스러웠던 오크크릭 골프클럽이었습니다. 전장이 긴 코스가 아니어서 실수가 적은 날에는 충분히 좋은 스코어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연습을 하러간다고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는 훈련장이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 티잉 그라운드 소개는 여기까지 입니다. 다른 골프코스 소개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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