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미술관 박물관은 백남준아트센터 기대 이상(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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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미술관 박물관은 백남준아트센터 기대 이상(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by 보고톡톡 2022.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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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이렇게 가까이, 이렇게나 좋은 전시 예술 공간이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주말 아침 눈뜨자마자 문득 떠오른 키워드가 미술관과 박물관이다. 멀리 이동하긴 부담스러워 검색 포털에 '용인시 박물관', '용인시 기흥구 전시' 등을 찾아보다가, 문득 백남준 아트센터를 떠올렸다. 더 검색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늘 이정표로만 지나쳐왔던 백남준 아트센터를 오늘 다녀왔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수인분당선 기흥역에서 800미터 거리쯤 된다. 내겐 산책 겸 다녀오기 좋은 위치다.

백남준 아트 센터가 집에서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던게 부끄러울 정도로, 존경하는 예술가. 고(故) 백남준(1932~2006)
백남준 아트센터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전위예술가 백남준 작가님의 작품을 소장 및 전시하고, 그가 지향한 예술 세계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 개관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경기문화재단 소속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도립미술관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도립미술관 백남준 아트센터 건물 입구 앞에서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도립미술관 백남준 아트센터 건물 입구 앞에서



지금 백남준아트센터에 가는 건 아주 좋은 선택이다. 마침 백남준 작가님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라는 전시가 열려 있다. 그간 책을 통해 접했던 백남준 작가님의 주요 작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거기다, 전시 관람료가 무료다. 이런 퀄리티의 전시를 무료로.. 말 다했다.

다녀본 이들은 아시겠지만 전시회 다닐 때 이어폰 지참은 필수다. 전시관 데스크에 안내된 앱을 통해 도슨트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면 보고 듣는 재미가 배가 된다.

백남준 아트센터에 도착하자 마자 안내데스크에 계신 직원분께서 친절히 확인시켜주셨다. '무료세요'


백남준 작가 탄생 90주년 기념 전시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백남준 작가 탄생 90주년 기념 전시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아트센터 내부 1층에는 외부 테라스와도 연결된 카페가 있는데 다양한 음료가 판매되며 고객응대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음료 맛이 좋았다. 주문한 딸기 요거트 스무디 맛이 만족스러워서, 전시 보러 가기 전부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백남준아트센터 내부 1층 카페에서

 



토요일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서, 아주 편하게 백남준 작가님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준비한 버즈를 귀에 장착하고, 아내와 속도를 맞춰 가며 도슨트를 들었다. 배우 이준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는데 듣기 좋았다. 김태리 배우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번 전시 테마,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는 2000년 레이저 작품 앞에 있는 백남준에서 시작하여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설치 중인 백남준,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지휘하던 백남준, 1960년대의 청년 백남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상적인 열 가지 장면 각각에서 예술과 삶을 통합하며 늘 새로움을 추구했던 아방가르드 백남준 작가의 웃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전시일정: 2022년 3월 3일 ~ 9월 18일
전시관: 백남준아트센터 제1전시실
주최: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협찬: DESKER, 노루페인트

전시 순서
2000 백남준의 세계
1993 칭기즈 칸의 복권(rehabilitation)
1984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0 MS 플럭서수스(교향곡 7번)
1977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Interlude
1974 TV 부처
1969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1967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1965 TV 왕관 (비디오의 고고학)
1964 로봇 오페라




관람시간: 오전 10시부터 ~ 오후 6시
입장 마감: 관람 종료 1시간 전
휴관일: 매주 월요일(공휴일은 제외), 추석
관람료: 무료
위치: 백남준 아트센터(17068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제1전시관에서의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를 살펴보는 데는 삼사십 분 정도 소요됐다. 전시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다른 날 다시 들러 또 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침 2층의 제2전시실에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이 진행 중이다. 백남준 작가가 1961년 작곡한 텍스트 악보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는 전시이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마침 2층에 올라가자마자 아트센터 기획자 한 분의 도슨트가 시작됐다. 역시 늘 운이 좋다. 열정적인 작품 설명과 해석에, 마냥 행복한 30분여의 시간을 보냈다.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은 제목처럼 20개의 방이 악보상에 있는 건 아니고, 실제 작품은 빈방(13번 방)을 포함해 총 16개의 방, 즉 1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백남준 작가는 16개의 방에 여러 소리(테이프 녹음기)와 사물들, 감각을 자극하는 장치들을 배치했다. 방을 오가는(악보를 넘기는) 관객이 누구이고, 관람객이 어떻게 이동하고 장치를 조작하느냐에 따라 방의 순서나 들리는 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백남준 작가가 작품 제목에 16개가 아닌 20개의 방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남준은 1962년에 쓴 <음악의 전시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이 교향곡에 대해 "여기에서 관객은 마음대로 방을 옮겨 다니며 적어도 20개의 다른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백남준이 기획한 <완벽한 최후의 1초>는 시각예술가,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사운드 디자이너 등 7명(팀)의 예술가들이 연주자로 참여해 완성했다.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전시일정: 2022년 3월 24일 ~ 6월 19일
전시관: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참여작가: 계수정/권용주/김다움/문해주/송선혁/지박/OC.m
낭독: 백현진/선우정아/양혜규/이랑/이창섭/장기하
글: 백남준/이희경/정세랑
기획: 한누리
주최: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협찬: 노루페인트


조만간 좀 더 시간을 내서 천천히, 전시를 온전히 느끼고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백남준 아트센터를 나섰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건물 자체도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 잘 찍는 이들은 이를 배경으로 그럴듯한 작품 하나쯤 건질 수 있을 듯하다. 아트센터 건물을 두르고 있는 산책로도 있는데, 걷기 참 좋다. 또 와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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