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여행코스 성미카엘 천주교성당 잔교(栈桥) 대학로 소어산(小鱼山) 5.4광장(五四广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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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칭다오여행코스 성미카엘 천주교성당 잔교(栈桥) 대학로 소어산(小鱼山) 5.4광장(五四广场)

by 보고톡톡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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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일 노동절 연휴 4일째다.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한참을 미뤄온 Qingdao 집 주변 탐방에 나섰다. "우리 발음으로 청도(青岛)라고 부르는 칭다오는 중국 산둥성의 현재 인구 약 838만 명의 부성급 산업도시다. <위키백과>"
집에서 나선 시간이 낮 12시. 때맞춰 '띠디(DiDi; 우리의 카카오택시와 유사한 시스템이다)'를 집 앞으로 호출해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으로 가는데까지 요금 약 35위안이 들었다. 우리나라였으면 12,000원은 족히 나왔을 거리인데, 중국은 아직 택시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목적지별 정액 요금 이용 가능).

오늘 아내에게 제시한 나들이 이정표는 칭다오 천주교당, Highlight Coffee(천주교 성당 인근 카페), 잔교, 중국해양대학교 인근 대학로, 건강집밥(대학로내 한식집), 소어산, 5.4 광장으로 이어진다. 언젠가 다시 중국 여행자가 늘어날 때쯤 참고할 만한 칭다오 여행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칭다오 성 미카엘 천주교 대성당(St. Michael's Cathedral, Qingdao / 天主教青岛教区圣弥厄尔主教座堂天主堂)

지도앱이나 내비게이션에 한어병음으로 검색할 때, 알파벳으로 'tian zhu jiao'를 순서대로 입력하면 '天主教'라는 간자체를 찾을 수 있다.
성당 내부 입장료는 1인 10 RMB이다.

칭다오 천주교 성당 앞 도착 굉장한 인파에 놀라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느낀 건데, 이곳을 직접 운전해서 가는 것은 말리고 싶다. 도로는 좁고, 차는 많고, 대부분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은 거칠고 예측 불가다.
 
1934년 독일인 건축사에 의해 지어진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은 1992년 산둥성 정부에 의해 지역 역사 건물로 지정 및 보존된 곳으로, 칭다오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엔티크풍 건물이다. 유럽의 성당들처럼 화려한 인테리어를 뽐내는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려한 많은 볼거리를 가진 곳도 아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클래식한 성당의 구성 요소들은 빠짐없이 모두 갖추고 있는 듯하다. 일단 외관상으로 보면 전면부에 2개의 첨탑이 자리 잡은 고딕양식 건축물이다. 쌍탑의 높이는 56미터, 탑의 각 끝에는 4.5미터 높이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이 외에 건물 외부 장식은 거의 없다시피 심플하다. 성당은 1960년대 문화혁명 기간 건물 상당 부분이 훼손되었다가 1981년 다시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미카엘 대성당 정면에서 쌍탑을 올려다봤다


성당 내부를 들여다봤다. 성 프란치스코(좌측)와 성 안토니오의 모습이 처음 눈에 들어온다. 성당 외관은 신로마네스크 양식인 반면, 내부는 교각과 아치로 꾸며진 고전적 스타일로 시각적으로 단아하면서도 장엄하다. 연달아 사진 몇 장을 이어 본다.

Saint Francis와 Saint Anthony
칭다오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 내부1
칭다오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 내부2
칭다오 성 미카엘 천주교 성당 내부3
슬퍼하는 마리아 그리고 세례받는 예수

 
 
성당 내부를 둘러봤으니 이제 간식 타임이다. 성당 밖에는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부근에 오니 말 그대로 젊음이 느껴진다. 성당 밖으로 푸드 트럭이 몇 개 서있고, 플리마켓 같은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소시지는 예상밖 정말 맛있었다. 소시지 가격 12 RMB였다. 젤라토와 아이스크림류를 파는 푸드 트럭이 두세 군데 있는데, 젤라토를 골라 쥐었다. 젤라토는 37 RMB로 좀 비쌌다. 앞으로 도보로 꽤 여정을 이어가야 했기에 당분을 충전한 셈이다. 아무튼 소시지는 '강추'다.

천주교당 앞 간식거리들

 
아내와 손잡고 다음 행선지로 걷기 시작했다. 천주교당 인근에 커피 맛이 참 좋다는 카페가 있어서다. 'HightLight Coffee'라는 곳인데, 중국 바리스타 대회에서 몇 차례 수상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Hightlight Coffee, 이곳은 내비게이션에 카페 영문명칭을 그대로 적어도 검색할 수 있다. 성당에서 두어 블록 걸어가면 나온다. 커피의 맛과 향은 소문대로 좋았다.

Hightlight coffee앞에서
중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2016년과 2017년 수상 이력 액자들까지
Every second is a HighLight

테이크아웃을 생각했는데, 잠시 앉아 쉬었다. 이제 칭다오 여행자들이 한 번씩은 꼭 들러간다는 잔교로 향할 순서다. 칭다오 구도심의 분주한 인파들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천주교 성당에서 15분 정도 걸었을까. 멀지 않은 곳에서 잔교를 만날 수 있다.
 
칭다오 잔교(栈桥), 중국어 발음으로는 '잔치아오'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앱에 한어병음으로 검색하려면 'zhan qiao'를 입력해서 '栈桥'를 찾을 수 있다.
칭다오 잔교는 중국 국무원이 1982년 국가급 관광지로 공표하면서 처음으로 국가 AAAA급으로 지정된 칭다오 대표 여행 명소 중 하나다. 참고로 '잔교'란 콘크리트나 철제로 만든 기둥 위에 평판을 올려 만든 해안가 접안 시설을 말한다.

칭다오 잔교는 길이 약 440미터, 폭 8미터의 철강 뼈대로 만들어진 다리다. 다리의 끝에는 반원형의 방파제가 있고, 그 안에 보다시피 팔각정이 서있다. 이 팔각정의 이름은 '회란각'이다.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칭다오 10경에 꼽히기도 한 곳이다. 사실 이곳은 원래 1892년 청나라 때 지어진 군용 부두였다. 이후 독일이 칭다오를 점령한 뒤부터 화물 운송 용도로 사용됐는데, 1931년 해군 전함을 정박시킬 목적으로 재건한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카메라로 가까이 담아본 잔교위 팔각정 회란각
잔교앞 해변가에 관광객들
인산인해를 이룬 칭다오 잔교

사실 팔각정 근처에서 바다를 해안을 조망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인산인해를 이룬 잔교 위 사뭇 위태로운 모습을 보며 애써 발길을 돌렸다. 아내도 기꺼이 동의했다.
 
이제 칭다오 대학로로 발길을 옮긴다. 칭다오 대학로는 중국해양대학교(OUC, Ocean Univ. of China) 유산캠퍼스 주변으로 조성된 카페거리를 가리킨다. 칭다오 잔교를 뒤로 하고 멍하니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이곳이 중국인지 유럽의 어느 곳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조성된 거리 이곳저곳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 속의 유럽이라는 칭다오답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클락션을 지나치게 눌러대는 차량들 탓에 감성 게이지 풀충전은 어려울 듯하다. 중국에서 걷다 보면 클락션 소리에 둔감해져야 한다. 자칫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다. 도보 여행 시 차량 조심하는 건 기본이다. 여긴 사람보다 차가 우선인 곳이다. 아직까진.

필자도 초행길이어서 도보로 이동시 내비게이션 보행모드를 활용했다. 점심식사를 겸하기 위해 식당을 키워드로 대학로길을 찾았다. 이번 행선지는 오늘 점심을 해결할 '건강집밥 대학로점'이라는 한식당이다.
한어병음으로 검색할 때 'jian kang jia fan'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간체자 '健康家饭'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문난 카페거리인 만큼 주위로 다양한 벽화와 이들 앞에서 열심히 촬영 중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도 역시 젊음의 기운이 넘실대는 생생한 거리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부근에 '밥집'은 별로 없다. 거의 없다고 얘기해야겠다. 거의 대부분 카페나 프랜차이즈 음료점이다.

사진찍는 이들로 붐비는 카페거리
오늘의 점심 건강집밥 찾기 성공

식당을 찾는 것까진 성공했는데, 영업시간을 미리 체크하는 것을 빠트렸다. 초보 가이드의 한계였을까. 오늘따라 유난히 기력이 떨어진 아내를 향한 미안함이 엄습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10분 전)인데.. 
 
'건강집밥'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14시까지 그리고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뒤 오후 17시부터 19시까지 영업한다.
결국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린 셈이다. 물론 식당 앞에서 계속 기다린 것은 아니고,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며 다른 식당을 찾아봤다. 하지만 쉽사리 식당을 찾아볼 수 없다. 언급한 것처럼 이 부근엔 밥집은 없고 온통 카페다. '참고하시길'
결국 식당 앞으로 다시 돌아와 25분을 더 기다려 '건강집밥'에 들어갔으니. 그래도 다행인 건 이 곳 밥맛이 만족스러웠다는 점이다. 한국의 집밥 느낌이 강하다. 꽁치김치찌개와 치즈계란말이, 삼겸살구이를 주문했고, 세 가지 메뉴 모두 맛있게 잡쉈다. 가장 좋았던 건 쌀밥이다. 중국에 온 뒤 오랜만에 먹어보는 실한 밥이었다. 밥 한 숟갈에 김치 찌개 한 스푼, 그래도 며칠간은 기억에 남을 듯하다.

참고로 가게 밖에서 웨이팅 할 땐 몰랐는데, 식당 안 쪽으로 꽤 많은 공간과 테이블이 있다. 밖에서 볼 땐 세네 개 테이블 밖에 안 보여서 걱정했었다(누군가 새치기할까 봐).
밥 잘 먹고 붐비고 좁은 대학로 카페거리를 뒤로 하고 후다닥 발길을 옮겼다. 바로 이곳이 중국해양대학교다. 들어가 보진 못했다. 

이 무렵 시간이 오후 5시경이다. 날이 조금 찼다. 아내가 평소와 달리 기력이 없어 보여 소어산을 스킵하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괜찮다고 한다. 오늘 아내의 기운이 떨어진 이유는 차가운 날씨 때문이다. 차갑다고 하기엔 그리 추운 날은 아닌데, 칭다오 지역 특성상 바람이 불면 차다. 봄여름에도 목을 가려줄 외투 하나씩은 꼭 걸치고 외출하는 게 좋다. 참고하시라.

해양대학교에서 소어산까지 거리는 고작 1킬로도 되지 않는다. 잰걸음으로 소어산을 향했다. 그러길 잘했다. 도착한 시간이 5시 40분, 별도의 입장 요금 없이 소어산 공원으로 입장했다. 원래 입장료가 10 RMB인데, 일출과 일몰 시간에는 무료입장이라고 한다. 알고 간 것은 아닌데, 아무튼 땡큐다. 공원 입장 마지막 타임이 오후 6시 30분이라는 점도 참고하자.
 
중국어 발음으로는 '샤오위샨'으로 읽을 수 있다. 한어병음으로 'xiao yu shan'을 입력하면 간자체 '小鱼山'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이곳은 산이라기 보단 언덕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듯싶다. 높이 60미터, 면적 2.5헥타르다. 지극히 고전적인 스타일의 공원으로, 이곳 위에 올라서서 칭다오 잔교나 루쉰 공원, 제1해수욕장의 푸른 바다와 주변 붉은 지붕을 가진 유럽풍 주택들과 이국적인 칭다오 도시 풍경을 막힘없는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권을 가졌다.

소어산 공원 출입구 앞 자상한 경비 아저씨 한 분이 앉아계신다
소어산의 3층 높이 팔각형 누각인 남조각
소어산에서 내려다본 주변 붉은 지붕 주택들
소어산에서 바라본 제1해수욕장
소어산 공원에서 바라본 이름모를 언덕
주변 주택들의 지붕이 하나같이 붉다

고작 60미터 높이지만 산 정산에 올라서보니 전망대로 쓰이는듯한 3층 규모의 팔각형 누각인 '남조각' 그리고 이름 모를 정자 두 개가 더 있었다. 관광객들이 포토존으로 많이 이용하는 곳은 소어산의 엠블럼 앞이었다. 

소어산 엠블럼 앞에서 사진 찍는 이들까지 한 장에 담았다

소어산의 한자명에서 알 수 있듯 '작은 물고기 산'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곳은 과거 주변 어부들이 물고기를 말리는 곳이었다. 바로 이 언덕의 엠블럼은 소어산(小鱼山)이라는 이름을 구성하는 세 개의 한자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를 물고기와 고대 어업 활동을 표현하는 상형문자와 삽화들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다. 솔직히 뭔지 잘 모르겠지만 느낌은 있었다.

소어산 엠블럼 정면에서

 
이제 저녁. 소어산 공원 전망대를 내려와 공원 입구에서 다시 DiDi를 호출했다. 집으로 가는 방향 5.4 광장(May Fourth Square)까지 둘러보면 오늘의 칭다오 여행 일정을 마칠 수 있다. 원래 소어산에서 오사광장까지 도보로 이동할 생각이었지만(약 6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다) 포기한 것이다. 저녁이라 날이 더 쌀쌀해진 탓에 1시간 넘는 시간을 걷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택시요금은 26 RMB가 소요됐다.

한어병음으로 'wu si guang chang'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중국어 간체 '五四广场'을 쓸 수 있다.
칭다오 동남부 해변 신시가지에 있는 5.4 광장(五四广场, 중국어 발음으로 우쓰광창)은 오사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광장에는 칭다오를 대표하는 조소인 '오월의 바람(五月的风)'이 세워져 있다. 이 조소는 밤에 조명을 받은 모습이 더욱 멋있는데, 아직은 좀 밝다. 맞은편에 등대와 올림픽 요트경기장 그리고 정박돼있는 요트들의 멋진 조화 속에 이곳의 해 질 녘 노을을 감상하는 것이 칭다오 대표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칭다오를 상징하는듯한 오월의 바람
54광장은 밤에 다시 와봐야한다


5.4 광장을 끝으로 오늘의 칭다오 여행 약 7시간의 여정을 마쳤다. 귀가한 뒤 피곤함이 엄습해 밤 9시 전에 곯아떨어졌던 것 같다. 노동절 연휴도 이제 마무리다. 이제 또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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