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대표작 모나리자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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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대표작 모나리자 해석

by 보고톡톡 2020.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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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인물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의 저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를 보며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다빈치의 작품 중 우리가 가장 잘 알고있는 「모나리자」였습니다. 에필로그를 빼고 결론까지 524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의 분량 중 모나리자는 475페이지부터. 중도에 건너뛸까를 고민하다 '일단 건너뛰면 돌아오기 힘들 듯하여' 특기인 발췌독을 꽁꽁 묶고 드디어 <chap. 31 The Mona Lisa>에 도달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다빈치와의 시간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요. 다 읽고나면 다빈치에 대해 기록해두고싶은 이야기도 꽤 있는데, 오늘은 우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모나리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해요.

 

▲모나리자(The Mona Lisa), 77x53cm, ⓒ루브르박물관(Le musée du Louvre)

 

#레오나르도, 모나리자를 그린 시기

레오나르도(1452.4.15~1519.5.2)가 그의 고용주였던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를 떠나 플로렌스로 와서 1503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이 작품은 그가 프랑스로 간 뒤 1517년 까지도 붓질과 얇은 채색이 입혀졌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가 사망한 것은 1519년 5월 2일, 그가 사망할 때까지 이 그림은 다른 누구의 소유가 아닌 그의 작업실에 있었습니다.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왜 책이 끝나갈 무렵 서술했는지에 대한 답이 여기있는 셈입니다. 

So it makes sense to consider the Mona Lisa near the end of his career, exploring it as the culmination of a life spent perfecting an ability to stand at the intersenction of art and nature. The poplar panel with multiple layers of light oil glazes, applied over the course of many years, exemplifies the multiple layers of Leonardo's genius.

그래서 모나리자를 그의 커리어의 마지막이라 여기고, 예술과 자연의 교차점에 서는 능력을 온전히 갖추는데 평생을 바친 그의 인생의 정점으로서 이 작품을 탐구하는 것이 맞다. 수년에 걸쳐 포플러 판을 여러층의 유약으로 입힌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의 천재성의 여러가지 측면을 보여준다.
*culmination (오랫동안 계속된 일의) 정점

 

#모나리자는 누구인가

모나(Mona)는 유부녀 이름 앞에 붙이는 이탈리아어 경칭이며 리자(Lisa)가 이 작품의 모델이 된 여인의 이름입니다. 즉 모나리자는 우리말로 '리자 여사'인거죠. 레오나르도가 리자여사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앞서 레오나르도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 1503년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초상화의 의뢰인은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도(Francesco del Giocondo)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델 지오콘도는 당시 스물네 살이었던 자신의 아내 리자(Lisa del Giocondo)의 초상화를 의뢰한 건데요, 그는 메디치 가문의 실크 납품업자로 큰 돈을 번 사람이었고 리자양과는 두번째 결혼을 한 겁니다. 또한 레오나르도의 아버지인 피에로 다빈치가 델 지오콘도의 공증인이었다고 하니, 요약하면 '레오나르도의 아버지가 이 작품이 그려지게된 매개체'가 된 셈이군요. 아, 그리고 당시 리자여사는 두 아이를 가진 엄마였습니다.   

 

 

▲(좌) 이탈리아 토리노 왕립 도서관에 보관된 레오나르도의 자화상 (우) 레오나르도의 사후인 16세기에 그려진 초상화로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보관된 그림

 

#정말 리자가 맞나?

But is it really Lisa?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읽기 전에도 이미 많이 들어본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모나리자의 모델이 누구인가'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이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가설은 미국의 유명한 영리 예술 및 디자인 스쿨 SVA(School of Visual Arts)의 릴리안 슈워츠(Lilian Schwartz) 교수의 주장으로, 이 그림이 레오나르도 자신의 자화상을 여성화시켜 그린 것이란 의견인데요. 1550년 레오나르도의 인생에 대한 책을 출판했던 바사리(Vasari)라는 사람의 증언 외에도, 2005년에 이미 다른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는데요. 결론은 그 모델이 리자여사가 맞다는 겁니다.

What should put an end to any mystery or confusion is the evidence discovered in 2005, mentioned earlier in my discussion of the Saint Anne chronology, of the note scribbled by Agostino Vespucci in 1503 in the margin of an edition of Cicero, which mentions "the head of Lisa del Giocondo" as one of the paintings Leonardo was working on at the time.

어떤 미스터리나 혼란에 종지부를 찍을 증거가 2005년에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앞서 성 안나 연대기에 대한 논의에서 언급된, 아고스티노 베스푸치가 1503년 키케로(Cicero)의 책 여백에 갈겨쓴 메모인데, 이 메모에 레오나르도가 당시 작업중이던 그림 중 하나로 "리자 델 지오콘도의 머리"가 언급된 것이다.

 

#왜 눈썹을 그리지 않았나?

모나리자는 원래 눈썹이 없었을까? 원래 제대로 된 눈썹이 있었는데 지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원문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모나리자(The Mona Lisa) 얼굴 부분 이미지 확대, ⓒ루브르박물관(Le musée du Louvre)

 

A more plausible explanation is based on what seems to be two faint and blurry oblong patches where the eyebrows should have been, which suggest that they were painted as Vasari described, each hair meticulous, but Leonardo took so long to do them that he painted them over a layer of oil that had completely dried. This would mean that the first time the painting was cleaned, they could have been wiped away. This explanation was supported in 2007 by high-resolution scans made by the French art technician Pascal Cotte. Using light filteres, he found tiny indications of eyebrows that originally existed.

더욱 그럴듯한 설명은 눈썹이 있었어야 할 자리에 있는 두개의 흐릿한 직사각형 부분을 기반으로 하는데, 바사리가 묘사한 것처럼 원래 꼼꼼하게 그려졌지만 레오나르도가 너무 오래 그린 탓에 결국 완전히 건조된 유약 위에 눈썹을 그렸다는 것이다. 이 것은 이 그림이 처음 정돈될 때 눈썹이 지워졌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설명은 2007에 프랑스의 예술 분석가인 파스칼 코테에 의해 이뤄진 고해상 스캔 분석을 통해 입증되었는데, 코테는 광필터를 사용하여 눈썹이 원래 있었다는 미세한 증거들을 발견했다.
*plausible 이치에 맞는, 그럴듯한 / meticulous 꼼꼼한, 세심한

 

#모나리자의 미소

모나리자가 워낙 레오나르도 세계의 정점에 있는 그림이다보니, 그림의 세세한 부분들 하나 하나가 모두 큰 관심을 받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모나리자의 미소가 품은 과학적인 이유들입니다. 저자는 레오나르도가 가진 해부학과 광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활용해 이 신의 웃음일 것만 같은 완벽한 미소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해주는데, 특히 이 작품에 녹아든 스푸마토 기법이 매우 이채롭게 여겨지는군요.

스푸마토(이탈리아어: Sfumato)는 "연기와 같이(사라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나온 미술 용어이다. 회화에서 색과 색 사이 경계선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술적 방법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조르조네가 처음 이 기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을 쓴 대표적 작품은 <모나리자>이다. 
▲설명 출처 WIKIPEDEA      

 

With this knowledge, Leonardo was able to create an uncatchable smile, one that is elusive if we are too intent on seeing it. The very fine lines at the corner of Lisa's mouth show a small downturn, just like the mouth floating atop the anatomy sheet. If you stare diretly at the mouth, your retina catches these tiny details and delineations, making her appear not to be smiling. But if you move your gaze slightly away from the mouth, to look at her eyes or cheeks or some other part of the painting, you will catch sight of her mouth only peripherally. It will be a bit blurrier. The tiny delineations at the corners of the mouth become indistinct, but you still will see the shadows there. These shadows and the soft sfumato at the edge of her mouth make her lips seem to turn upward into a subtle smile. The result is a smile that flickers brighter the less you search for it.

이런 (광학적) 지식들로, 레오나르도는 손에 잡히지 않는 미소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우리가 그것을 너무 자세히 보려고 하면 그것은 잘 볼 수 없게 된다. 리자의 입꼬리에 있는 매우 가는 선은 그의 해부도 상단에 있는 것처럼 아래로 조금 처져 있다. 우리가 만일 그 입을 똑바로 응시하면 여러분의 망막은 이 미세한 부분들과 선을 포착하게 되고, 그녀가 웃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신이 입에서 약간 시선을 돌려 그녀의 눈이나 뺨 또는 그림의 다른 부분들을 바라보면, 당신은 그녀의 입을 그저 주변적인 것으로 보게될 것이다. 그것은 다소 흐릿해질 것이다.  입꼬리의 미세한 선은 흐릿해지지만 당신은 여전히 그 곳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그녀의 입꼬리에 반영된 이런 명암들과 부드러운 스투마토 기법들로 인해 그녀의 입술은 미묘한 미소를 담아 약간 윗쪽을 향한 것처럼 보인다. 그 결과 이 것은 당신이 그 것을 너무 열심히 찾지 않을 수록 더 밝게 비춰지는 미소가 될 것이다. 
*peripherally 지엽적으로, 주변부에 / indistinct 흐릿한, 희미한

 

저자가 언급한 셰필드 할람 대학교(Sheffield Hallam University)의 연구에 의하면 레오나르도는 이러한 기술을 그의 다른 그림에도 사용했다고 하는 데, 바로 라 벨 페로니에르(La belle Ferronnière)」와 라 벨라 프린시페사(La bella Principessa)」가 그 것이라고 합니다. 

▲라 벨 페로니에르(La belle Ferronnière), 62x44cm, ⓒ루브르박물관(Le musée du Louvre)

참고로 1490년경 제작된 작품인 이 라 벨 페로니에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레오나르도가 그렸다고 하기에는 이 작품의 완성도가 모나리자의 그것과는 많이 대조될 정도로 떨어진다면서, 이 게 레오나르도의 작품이란 게 밝혀진 것이 아쉽다는 평까지도 하나봅니다. 어떤 부분이 그렇다는 것인지, 비전문가로서 잘 알 수 없지만 사람이 뭐 매번 잘 할 수 있겠어요?

 

 

#모나리자의 복제화들

레오나르도가 참 오랜 시간을 두고 「모나리자」를 거의 완성해가던 무렵부터 그의 제자들이나 추종자들이 모나리자의 복제화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이 복제화들은 가볍게 한번 감상해보시죠. 혹시 압니까. 밝혀지지 않아 그렇지 혹시나 레오나르도가 그린 작품이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물론 이 말은 비전문가의 농담 정도로 웃고 넘어가주세요.

 

아래 그림(우측)이 현재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복제본으로, 2012년에 복원 작업을 마친 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보관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다음 아래(우측) 복제본은 안드레아 살라이(Andrea Salai)가 그렸다고 전해진 몬나반나(Monna Vanna)」입니다. 살라이는 모나리자와 평생을 함께 한 벗입니다. 다른 모나리자의 추종자들도 모나리자의 이런 세미누드 형식의 복제화를 많이 그린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랜기간(For the ages)

레오나르도의 The Mona Lisa」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는 것은 쉬웠으나 맺음을 짓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시대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앞에서 흔히 발생하게 되는 '주눅드는' 느낌 때문입니다. 하여 오늘 포스팅의 맺음은 이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저자 월터 아이작슨의 원문 평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Stand before the Mona Lisa, and the historical discussions about how it was commissioned fade into oblivion. As Leonardo worked on it for most of the last sixteen years of his life, it became more than a portrait of an individual. It became universal, a distillation of his accumulated wisdom about the outward manifestations of our inner lives and about the connections between ourselves and our world. ... And what about all of the scholars and critics over the years who despaired that Leonardo squandered too much time immersed in studying optics and anatomy and the patterns of the cosmos? The Mona Lisa answers them with a smile.

모나리자 앞에 서면 이 그림이 어떻게 의뢰받아 시작된 것인지에 대한 역사적 논쟁 따위는 금새 사라져버립니다. 레오나르도는 그의 생애 마지막 16년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 작품에 할애했기에, 모나리자는 개인적인 초상화 이상의 것이 되었습니다. 이 것은 보편성과 함께 우리 자신과 우리의 세계 간의 접점 그리고 우리 내부의 감정들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에 대한 레오나르도의 축적된 지혜의 정수가 되었습니다. ... 그럼, 레오나르도가 광학과 해부학, 우주의 패턴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오랜 기간 절망해온 학자들과 비평가들은? 모나리자는 그들에게 미소로 대답한다.
*distillation 증류, 증류물; 정수 / squander 낭비(허비)하다

 

 

나의 정신적 멘토 빌 게이츠와 따로 또 함께  

 

 

여기까지, Walter Isaacson이 쓴 LEONARDO DA VINCI, 2017」 중 <Chap. 31 The Mona Lisa>를 번역하여 '리자여사님'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일부 자의적인 혹은 불완전한 해석으로 인해 보시기 불편함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넘어가주시길요.  

-보고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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