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한글판 번역서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종말'이라는 자극적인 단어가 참 예리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어서일까요. 이 책의 대중에 대한 관심끌기는 일단 성공인 것 같습니다. 《Life after Google》 빅데이터에서 블록체인으로, 실리콘밸리 제국의 충격적 미래를 이야기하겠다는 저자의 예측 속으로 한걸음 다가가봤습니다.
저자는 조지 길더(George Gilder) 입니다. 텔레비전 이후의 삶(Life after television, 1994)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국의 투자자이자 유명한 경제학자이며, 비영리공공정책 싱크탱크인 'Discovery Institute'의 공동 창립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이 책에서 몇 차례 강조하는 것인데(그의 주장과 논리에 대한 명분을 쌓고자하는 권위에 대한 호소일 수도 있겠지만), '텔레비전 이후의 삶'에서 그가 이야기했다는 것들 중 많은 것이 실현됐다고하는 점입니다. 참고로 저는 그 책을 읽어본 바는 아직 없습니다.
Life After Google 들여다보기
저자는 구글이 만들어온 세상체계(System of the world)가 곧 종말을 맞이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책을 펼쳐든지 30여분만에 제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그가 예측한 그 시점은 '우리 당대 이내' 입니다. 저자가 이 얘길 한 시점이 2018년이며, 이 때 그의 나이는 78세 입니다. 이 쯤에서 저자는 '크립토코즘(cryptocosm)'이라는 매우 생소한 단어를 제시합니다. 그가 제시한 '크립토코즘'(암호라는 뜻의 'crypto'와 우주를 뜻하는 'cosm'의 합성어)은 일종의 P2P 기술을 지칭합니다.
구글이 가진 보안의 취약성, 구글이 장악한 광고모델(모든 것을 종합하고 광고한다는거), 구글의 가격회피성향(구글이 제공하는 각종 공짜들을 토대로), 구글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 축적 그리고 기계마인드(인공지능에 대한 맹신)에 대한 구글의 전망 등은 크립토코즘, 즉 중앙 서버 없이 컴퓨터가 전부 대등한 입장에 놓이는 네트워크 구성 방식 혹은 중앙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방식과 같은 P2P 기술의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그의 추론입니다.
이 추론의 과정과 근거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마치 책을 써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에 내려놓기로 합니다. 어쨋든 그는 궁극적으로 분산저장기술이라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중심이 되어 '구글'이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다싶이 하는 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각 개인이 소유하고,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체계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안 우선주의, 탈중앙화, 탈안전불감증, '공짜란게 있을 수 없다', 시간의 희소성이 비용의 척도라는 생각, 모든 개인키(아이디)와 공개키에는 인간 해석자가 있다'는 인간존엄성에 대한 고찰을 담은 원칙까지. 저자는 총 열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구글의 세상체계가 결국은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블록체인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틀이 Google이 대표해온 글로벌 인터넷 체계를 바꿔놓을 것이다? 저자는 그간 블록체인이 보여온 불투명한 전망과 지속적 사용 가능성에 대한 의문점에 대해 우려했던 것일까요? 그는 "현재 블록체인이 거래의 효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Ethereum)의 세레니티 단계(Serenity, 흔히 이더리움 2.0으로 불리며, 이 단계를 통해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바뀌게 됨)와 비트코인의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느린 거래 속도와 높은 전송 수수료를 해결하는 확장성 솔루션)가 그 좋은 예"라고 덧붙입니다.
사실 조지 길더가 강조한 내용 중 제게 가장 큰 여운을 남긴 부분은 바로 이 것입니다. 그는 "블록체인 시대를 맞이하면서 혁신적이면서도 창의력 있는 인재가 가장 가치있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할 부분은 물질이 아닌 정신에, 기계성이 아닌 인간의 의식체계를, 기계적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의 지능을, 목적 없는 진화가 아닌 목적의식적인 학습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 바로 그 것이 조지 길더가 바라 본 미래 세상체계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누구든 반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oogle은 그런 세상의 모습, 가치에 부합하는 모델과 현재 무관한가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묻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자가 책 서두에 밝힌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데요. 바로 "이 책을 해킹하려들지 말라"
IT분야의 저명한 미래 예측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의 자극적이고 현란한 제목으로 저를 낚시한 것만 같습니다. 책의 에필로그를 읽어내려가는 그 순간에도 계속해서 밀려오는 답답함은 왜였을까요. 혹시 그것은 이 책을 본 뒤 구글의 종말 이후 세계에 대한 답을 너무 쉽게 얻으려고 했던, 창의적이지 못하고 기계적이었던 제 지성 때문은 아니었을까 자문해보게 되는군요.
책의 제목으로 다시 돌아가봅니다. 한글판 제목 '구글의 종말'이 아닌 원서 제목으로 말이죠. 'Life after Google' 마치 저자 스스로도 '미래에 대한 답을 찾고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그 진실을 찾아가는 데 단서가 될지도 모를 이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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