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연금술사, 우리가 망각한 꿈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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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연금술사, 우리가 망각한 꿈에 대한 이야기

by 보고톡톡 2021.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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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The Alchemist)」 남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Paulo Coelho 스스로에게도 이 장편소설은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온 전환점이었을 겁니다. 전 세계 170개국 이상에 82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이제 이 소설의 제목만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셀 수 없이 많은 기사와 소개글, SNS 등을 통해 책의 내용을 굳이 책을 보지 않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유명세를 타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굳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남기나 싶기도 한데요. 검색 순위에서 한참 밀려 누군가에게 닿지 않을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말이죠.

《연금술사》 2억 3천만 부의 판매, 첫 출판 시점에선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웠을 판매고 기록. 파울로 코엘료의 고국 브라질에서 《연금술사》가 처음 출판되었던 것이 1988년, 두권 째 판매가 6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그의 서술을 빌어 얘기하자면 그의 책은 출판 초기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것은 마치 '자아의 신화'라는 것이 우리에게 늘 홀대받고 있는 것과 비스무리한 현상이었을까요. 연금술사를 지배하고 있는 소재가 바로 그 '자아의 신화'라는 것입니다. 

「자아의 신화」 이 것은 잊혀졌다가도 이따금씩 우리의 눈꺼풀 위로 떠올라 두 눈을 희번덕 뜨게 하고 얼마 못가 이내 잊혀버리곤 하는 그것. 바로 우리의 꿈, 때론 우리의 목표 혹은 우리의 자존감과도 같은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닿고자 희망하는 곳이지만 경로가 막연하다 보니 신화라는 단어가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스페인의 한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아래 숨겨진 보물에 대한 꿈을 반복해서 꾸게 됩니다. 그 시절 양치기라 하면 누구나 선호하는 '좋은' 직업군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하면 밥벌이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기피 직종 쯤 되었나 봅니다.

아무튼 산티아고가 그 꿈을 일종의 예언이라고 믿고 자신의 익숙하고도 안정적이었던 양치기 삶으로 부터 떠난 여행길(그러니까 스페인에서 이집트까지의 여정이었겠죠)에서, 그가 집시 여인, 늙은 왕(멜키세댁), 사기꾼, 크리스털 그릇가게 주인, 운명의 여인, 연금술을 탐구하는 영국인, 연금술사 등을 만나게 되며 겪게 되는 모험들이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제가 써놓고도 연금술사에 대한 한 줄 요약 잘된 것 같다고 자화자찬하는 중입니다.

연금술사 한국어판 100쇄 출간이라. 한국어판으로 첫 출판된 것이 2001년 말입니다. 오래전 봤던 《연금술사》를 읽었을 때 느낀 것과 사뭇 달랐던 점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군요.

1. 연금술사를 읽다보면 자주 보게 되는 단어 '표지', 그 표지를 간과해서는 안돼
이는 꿈을 쫓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이정표나 표식과도 같은 의미로 이 소설의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도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정말 그럴까요? 사실 이건 '네'와 '아니오'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오래전 그러니까 십오 년 전쯤 제가 느낀 이 표지라는 단어는 '우연'과도 같은 것이었거든요.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요. 꿈을 열정적으로 쫓고 탐구해 나아가다보면 이 우연이자 행운과도 같은 '표지'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나를 결정적인 성취의 순간으로 데려다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죠.

표지라는 것은 마주쳤지만 스스로 인지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후회의 소재로 남을 뿐 친절한 행운처럼 우릴 깨워주는 알람alarm이 아닌 것 같아요.

이게 연금술사를 다시 보며 느낀 십 수년전 감정과의 차이 그 첫 번째인가 봐요. 눈을 감고 조용히 오래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해본 적 있나요?(재밌고 흥미롭습니다) 시간 여행의 준비물 중 하나는 단단한 멘탈. 스스로가 얼마나 우둔하고 바보같이 느껴지는지,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실수와 착오 그리고 우유부단함과 무기력한 순간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러다 각각의 순간들에서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늘 한 치 앞을 보지 못했다는 것. 한 번 봐달라고 손짓하는 표지를 무심코 지나치고 그저 눈 앞에 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지나쳤구나. 때론 표지를 감지하고선 스스로에게 인생의 중요한 물음표를 던지다가도, 결국 현실에 안주하며 '그게 되겠어?'라고 자답하며 '현실'이라는 자물쇠를 단단히 걸어 잠겄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2.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방식. 천재와 일반인의 접근 방식 그리고 세번째는 찾지 않는 사람

연금술사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어느 유형에 속해있는 부류였을까요. 아마 그는 천재에 속할 겁니다. 매 순간 쉽고 간단명료하게 즉흥적이면서도 옳은 방향으로 걸음을 내딛습니다. 학교 다닐 때 우린 그런 친구들을 한 번씩은 만나봤습니다. 주로 1등을 하던 친구들이죠. 공부하는 듯 마는 듯하면서 늘 쉽게 성적을 받곤 했던 친구들 말이에요.

연금술사들의 작업실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여기 산티아고가 꿈 속의 보물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만난 한 영국인이 있습니다. 그는 연금술(Alchemy, 鍊金術)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끝없이 책을 탐독하고 연구하는 자입니다. 참고로 연금술은 중세 이전부터 전해 내려온 것으로 수은과 유황, 그리고 갖가지 비금속성 광물들을 서로 반응시켜 그 결과물로 금을 만들어내는 신비의 기술입니다.

아무튼 시종일관 단순 명쾌하면서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산티아고와 달리 이 영국인은 학문적 깊이 또한 갖추고 있었죠. 물론 그가 다소 고지식한 모습을 보이는 일화들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였을까요. 그는 산티아고가 손쉽게 인식하는 표지들을 제대로 감지해내지 못하더군요. 저에게 이 것은 매 순간 자신의 목표를 향해 그저 뚜벅이처럼 걸어가는 수많은 일반인들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더군요.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찾아보게 된 연금술사. 사실 저에겐 산티아고 보다도 이 영국인이 자신의 '자아의 신화'에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동병상련이었을까요. 번뜩이는 창의력은 없더라도, 판단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끊임없이 꿈을 쫒아 매진한다면 그 결과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소설을 통해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언제나 말씀드리듯 책이 주는 메시지를 느끼며 스스로 정답을 이야기하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니까요.

저에게도 중요한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 연금술사를 다시 집어들게 됐나 봐요. 오래전 중고 판매로 팔았던 책 중 하나였거든요. 새로 구입한 《연금술사》는 한국어판 100쇄 기념 양장본, 이렇게 노트 용도의 책 한 권이 따라 오더군요.

계획을 작성할 노트는 늘어나는데 채울 콘텐츠가 고갈되어 가는 기분이랄까요? 여러분, 연금술사는 금을 만드는 신비의 기술이라고 말씀드렸죠. 금이든 꿈이든 한 끗 차이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연금술사가 되길 바라면서 오늘 글은 여기까지.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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