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당신의 고민에 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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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당신의 고민에 답해드립니다

by 보고톡톡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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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재미있고 가슴 훈훈하게 읽었어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답게 잘게 쪼갠 스토리와 스토리 간의 연결을 조화롭게 이어낸 점 인상적이고요. 이 장편소설이 한일 양국 간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10년 가까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겠어요.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줄거리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 바로 나미야 잡화점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타임슬립을 소재로 했는데, 시공간을 넘나드는 것은 인물들이 아니라 고민을 담은 편지!


나미야 잡화점은 30여년 간 비워져 있던 공간. 이 곳에 3인조 좀도둑 쇼타, 고헤이, 아쓰야 세 사람이 숨어듭니다. 잠시 묶을 은신처로서 택한 공간이었던 거죠.
세 사람은 이 곳에서 예전 주인 앞으로 도착한 고민 상담 편지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 고민 편지들을 보낸 이들이 과거의 사람들이며, 우유통을 통해 이들과 편지를 주고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알고 보니 나미야 잡화점 내부는 시간이 멈춰져 있는 매우 신비롭고 특별한 공간이었던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미래의 누군가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를 보내고, 미래의 그 누군가가 여러분의 고민에 진지한 답장을 해온다는 거죠.

<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보고톡톡>

복권 당첨번호부터 물어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3인조 좀도둑은 상담자들의 여러 가지 사연에 점차 빠져들며 매우 진지한 모습으로 답장을 계속하게 되는데... (상세한 줄거리는 스포가 될 것 같아 생략)

시간이 멈추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공간 나미야 잡화점! '인생의 지도에서 길을 잃었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라는 책의 소개말이 딱 들어맞는 줄거리와 감동을 건네주는 소설입니다. 역시 추리소설로 명성이 자자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답다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 당신의 고민에 응답한다, 나미야 잡화점@보고톡톡>

■ 고민에 답할 수 있는 건 누구일까요?
우리는 아무에게나 고민을 털어놓지는 않죠. 반대로 나는 이 사람의 고민에 답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물음표 역시 자주 뒤따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등장하는 주인공 3인조 도둑들도 같은 물음표를 그립니다. "우리 같은 좀도둑들이 고민 상담을 해준다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뭐 이런 식인 거죠.

<물음표에 느낌표로 응답할 수 있다면?@보고톡톡>

신기하게도 이들과 고민 상담자들 간의 편지를 통한 소통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고민에 대한 답을 스스로 어느 정도 생각해두고 물어보는 게 아닐까?" 그럼 대체 왜 물어볼까요? 사람들 생각이 대개 유사하죠. '그래도 한번 물어나 보자' 혹은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이 정도 아닐까요.

P.167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고민 상담은 듣는 것@보고톡톡>

재밌죠.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요. 결국 제 마음 가는 데로 할 거면서. 그래서인지 저는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 이 사람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에 대해 집중하는 편인데요. 신기하게도 그 포인트를 살짝살짝 건드려주면 대다수의 고민 상담자들이 굉장히 반가워합니다. 그리고 더욱 열심히 고민을 토로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얘기냐면요. 고민을 들어줄 때는 내 얘기 말고 당사자의 얘기에 집중해보자는 겁니다. 동의하시나요? 하지만 쉽진 않겠죠?

■ 나의 미래를 알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내년 혹은 오 년 뒤의 XX구 AAA아파트의 부동산 실거래가라던가 특정 기업의 주식 가격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그런데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자고요.

<미래를 알면 행복해질까?@보고톡톡>

"내 미래를 알면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답변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우리는 오늘을, 지금을 살고 있는데, 그 결과를 미리 알아버리면? 우리 인간 본연의 특성이자 본능, '게으름'이 훼방 놓지는 않을까요? 그야말로 될 것도 안 되는 현상이 초래될 것 같다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하긴 뭐 쓸데없는 생각이겠죠. 그 누구도 우리의 내일을 알려주거나 미리 알 수 없으니까요.

P.305 결국 인생이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개척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딱히 정해진 것도 알지도 못하는 미래를 향해 때론 부단히 때론 태연하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인 거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표지, 사진출처=예스2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내일을 고민하는 우리 모두가 공유할만한 소재로, 그 때문에 오랜 시간 사랑받는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아요. 그만큼 훈훈하게 오늘 포스팅을 매듭짓고 싶습니다.

때론 힘겨워하는 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누군가 나의 이야기에 응답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거나 미워하진 말아요 우리.
우린 모두 스스로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린 뭐가 좋은 거고 무엇이 안 좋은지 꽤나 분별력 있게 구분할 줄 아는 사람들이니까요.

<알고보면 모두가 '우리'@보고톡톡>

한 가지 더요. 세상이 좁다는 것. 오늘 얼굴 붉힌 누군가가 때론 나의 먼 친척쯤 될 수 있다는 걸요. 배려 혹은 존중이랄까. 그런 것도 마음 한견에 쌓아두자고 말하고 싶어요. 사설이라고 오해하진 마세요. 책을 보고 난 뒤 떠올리게 되는 생각 중 일부랍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렇게 소개하고 보니 무슨 꽤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소설처럼 느껴질 것 같은데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요. 따뜻한 이야기, 술술 잘 읽히는 소설 한 편 읽었다 싶은 마음이 드는 책입니다.

<감사함을 편지로 전해보세요@보고톡톡>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얘기인데요. 본인이 어릴 적 책 읽는걸 잘 못하고 무척이나 싫어했답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읽히게끔 글을 쓴다고요. 저자의 말처럼 정말 술술 읽히는 책. 이번 주말에 손에 쥐어보시라고 권해드리면서 오늘 글을 줄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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